시각장애인이 하늘을 날았다.부산 장우신용협동조합 상무 김명석(金明石ㆍ38)씨는 27일 오전10시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부산 서구 구덕산 정상부근 기상대(해발 580㎙)를 출발해 구덕운동장 축구장까지 3㎞가량을 10여분에 걸쳐 비행했다.
선천성 시각장애인인 김씨는 내달 9일부터 3일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리는 제2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 축하비행에 앞서 이날 첫 시연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함께 탄 국민생활체육 패러글라이딩연합회 최경석(崔京錫ㆍ35) 사무국장으로부터 고도와 위치, 비행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는 등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정상인도 하기 힘든 일을 거뜬히 해냈다.
부산맹학교 초ㆍ중ㆍ고등부를 졸업한 김씨는 지난 90년 4월 장우신협 설립때 입사해 대리, 부장 등을 거쳤으며 지난 1월 신협중앙회가 실시하는 간부자격고시에 응시해 정상인들과 경쟁을 통해 당당히 합격, 상무로 승진했다.
장우신협은 김씨의 장애를 감안해 회계장부 등도 모두 점자로 돼 있어 김씨가 업무를 보는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김씨는 "하늘을 날아 세상을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세상을 안고 싶어 패러글라이딩 축하비행을 자원했다"며 "내달 9일 개회식 때도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몸이 불편한 동료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복돋워주겠다"고 말했다.
부산=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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