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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조정권 '얼떨결 3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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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조정권 '얼떨결 3타점'

입력
200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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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갑작스런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다. 급하게 대구에서 짐을 꾸려 고속버스를 타고 대전에 도착한 시각이 경기 한시간 전인 오후 5시30분."출장 준비해." 한화 이광환 감독의 갑작스런 주문이었다. 유니폼도 없고 배팅연습도 못했는데 황당했다. 김해님(투수) 옷에 이름만 덧씌워 급조했다.

라인업을 보니 하늘처럼 우러러보이는 장종훈 다음이다. 5번타자라니.

1회 첫 타석. 기록을 만들어 보자 싶었다. 초구를 때렸다. 하지만 유격수 앞으로 떼굴떼굴 굴러갔다.

그럼 그렇지. 2-2동점이던 3회 장종훈의 내야안타로 무사 1루. 이번엔 잘 해보자 싶었다. 다시 한번 초구를 때렸지만 파울. 공을 지켜보자 싶어 두개를 더 기다렸다. 볼카운트 1-2. 직구가 들어왔다.

힘껏 당긴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우익수 키를 훌쩍 넘어 펜스까지 굴러갔다. 이적 첫 날 첫 타점이라. 게다가 역전타점.

기분이 좋았다. 4회, 이번에는 1사 2, 3루. 이번에도 잘 하면 감독 마음에 들겠다 싶었다. 바깥쪽 공을 밀었다.

역시 잘 맞은 느낌이었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지나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2타점이라니. 1루 코치가 엉덩이를 툭 쳐주니 쑥쓰럽기만 했다. 한화로 옮겨준 삼성이 고맙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데이비스, 송지만 등 주전 외야수들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한화는 내야수 김승권을 삼성에 주고 이날 신인 조정권을 데려왔다. 급한 김에 내보냈는데 뜻밖에도 보물이었다.

홍익대를 졸업하고 올 시즌 계약금 3,000만원에 삼성에 입단한 조정권은 전날까지 대수비 등으로 9경기에 출장, 6타수 2안타를 기록했었다.

한화는 5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린 조정권의 맹활약에 힘입어 LG를 9-5로 꺾고 4연패를 마감했다.

두산은 SK를 4-1로 꺾고 1위 자리를 지켰다. 해태는 5안타 1실점으로 완투한 최상덕의 호투로 롯데에 2-1로 신승했다.

현대는 4-4로 맞선 9회말 대타 전근표의 짜릿한 끝내기 투런홈런으로 삼성을 6-4로 눌렀다. 이승엽은 5회 시즌 5호째를 기록하는 우월 투런홈런을 터뜨렸으나 빛이 바랬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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