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형씨, 지금 나 쳐다보는 거야?"김모(30ㆍ서울 영등포구 신길7동)씨는 23일 밤 서울 종로구 사직동 모 제과점 앞에서 버럭 소리부터 지르며 다가온 한 사내에게 순식간에 제압됐다.
선배가 나타날 골목쪽을 바라보던 김씨의 시선이 우연찮게 괴팍한 행인에게 꽂혀 심기를 건드린 것. 김씨는 "앞뒤를 따져보지도 않고 사소한 일에 고함부터 질러대니 내 실수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투덜댔다.
회사원 윤모(29ㆍ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씨는 '큰소리 치는 사람이 이긴다'는 상식을 따랐다 도리어 당한 케이스. 여성 운전자의 차를 들이받고 고성작전을 폈다가 이를 괘씸하게 여긴 여성 운전자가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벌금 100만원을 물었다.
"겁먹고 그냥 넘어갈 줄 알았건만.." 값비싼 후회였다.
하찮은 실수나 사고 때문에 처음 만난 이들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사뭇 공격적이다.
'공격이 최상의 수비'라는 스포츠에서의 공식을 일상생활에 절묘하게 응용시킨 셈.
그러나 골목길, 차도, 지하철 등을 오가는 행인은 운동선수가 아니다. 타인의 작은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기는 것은 아량이라기보다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당연한 에티켓이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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