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26일 세계 경제가 올해는 둔화하지만 내년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IMF는 29,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세계은행(IBRD)과의 춘계 합동 연차총회를 앞두고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계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8%에서 올해 3.2%로 급격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수치는 IMF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IMF 전망치를 최고 2.3% 포인트까지 하향 수정한 것이다.
IMF는 성장 둔화의 주 요인이 미국과 일본 경제의 위축 때문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경제의 뚜렷한 위축과 금리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일본 경제의 영향이 크다.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경우 1999년 말과 2000년 초의 급속한 성장에서 어느 정도 둔화가 바람직하지만 최근의 감속은 예상보다 빠르다"며 "미국과 일본이 정책을 활용할 여력은 충분하지만 불확실한 변수들 때문에 경기 위축이 심각하고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특히 ▦미국 주가의 급락 ▦미국과 일본의 소비자ㆍ기업 심리 악화 ▦달러화의 급락 등 경착륙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미국 경제는 제로 성장에 그치며 세계 경제 역시 1%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IMF는 이 같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내년 경제가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IMF는 올 하반기 미국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내년에는 성장률이 3.9%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의 둔화 정도와 기간이 세계 경제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제한 IMF는 최근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하가 산업활동을 뒷받쳐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주요 선진국들의 인플레이션 위험 감소와 재정 호전으로 경기 부양책을 쓸 여지가 커졌으며 신흥 공업국의 금융 위기 대응능력이 높아진 점도 경제 회복을 위한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올해 경제 둔화는 과거의 최저점보다 높은 수준이며 단기에 그쳐 내년에는 추세치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지난해 성장률이 1.7%였던 일본은 계속 약세를 면치 못해 올해 0.6%에 그쳤다가 내년에 1.5%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해 3.4% 성장에서 올해는 2.5%로 성장이 둔화되었다가 내년에 2.8%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이날 보고서를 발표한 마이클 무사 IMF 경제조사국장은 "일본은 위기 탈출을 위해 유동성 증대, 외환시장 개입 조치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계경제 약화를 막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ECB의 금리인하도 촉구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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