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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항 검거 / "박씨 도피뒤엔 10여명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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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항 검거 / "박씨 도피뒤엔 10여명 여자"

입력
200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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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항(50) 원사의 여인들은 누구, 몇명이며, 어떤 역할을 했을까.26일 도피행적을 밤샘 조사한 국방부 검찰단도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박의 여자관계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박원사는 준수한 외모에 말솜씨와 매너가 좋아 대략 10여명선의 여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첫번째 관심 인물은 1998년 5월 박원사와 잠적할 때 함께 모습을 감춘 박모(64)씨. 박씨는 박원사가 도피직전까지 살았던 마포구 망원동 집 주인의 동생이다.

집 주인 박모(76ㆍ여)씨는 "박원사는 월세였던 옥탑방에서 조카와 살았지만 귀가하는 날이 적었다"면서 "내집에서 얹혀살던 여동생과 친하게 지낸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군검찰은 이 여인이 박의 도피를 도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사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사는 여인(54) 역시 미스터리 인물이다. 4년전 박원사를 알게 된 뒤 그를 통해 두 아들의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내연관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군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전화번호를 자주 바꿔가며 추적을 피해가는 등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 전날 박원사의 여장 차림 근거로 제시됐던 아파트내의 다양한 여자용품은 '제3의 동거녀' 설을 뒷받침한다. 꽃향기 나는 각종 샤워젤과 보디로션, 폭 좁은 빨간 구두 등은 군검찰 발표처럼 단순히 혼자 산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갖다놓은 것 만으로는 보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신발장에 있는 여자 구두도 각 계절별로 있었고 기초화장품도 단순 전시용이라기 보다는 장기간 머무는 '진짜 여자'가 피부를 가꾸기 위한 것이었다.

이밖에 박원사가 6,000여만원을 투자했다고 밝힌 모중소기업 사장과 고급 식당을 운영하는 여사장 등 박원사의 여자관계는 어디가 끝인지 모를 만큼 복잡하다.

박씨 가족을 조사했던 한 수사관은 "'노항이는 여자 때문에 신세를 망쳤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전했다. 검찰단 관계자는 "박원사는 아무래도 모성이 강한 여성이 도피에 도움된다는 판단 아래 연상의 여인들과 주로 상대한 것 같다"며 "이들의 행방도 철저하게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서영득검찰단장 "정치인.고위층관련 진술없다"

서영득 국방부 검찰단장은 26일 오전 국방부에서 가진 수사상황 브리핑에서 박노항 원사와의 밤샘 씨름이 만만치 않았음을 내비치듯 초췌한 얼굴로 "한시간 밖에 못잤다"고 말문을 열었다.

- 지금까지 수사성과는.

"새벽녘에 도피 초기부터 동부이촌동 아파트에 숨어있었다는 것과 충북 제천과 충남 장항 등으로 도피하려 했던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

- 국방부에서 가까운 아파트에서 줄곧 숨어있었다는데 가족에 대한 수사가 소홀했던 것 아닌가.

"오히려 노출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한 것 같다. 멀리 도피할 시간적ㆍ심리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형제 관련 여부를 반신반의했던 것은 사실이나 그동안 수 많은 사람을 내사한 것을 알아달라."

- 배후 인물에 대한 수사는.

"주변에 10여명의 여자가 있고 그 중 한명은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도피를 도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정치인이나 고위층에 대한 진술도 아직까지는 없다.

전자수첩은 방전돼 있어 복구 중이다."

- 여장 외출이 사실인가.

"여성 의류와 신발은 박씨 누나가 '집에 여자 흔적이 없으면 이상하게 보인다'고 가져온 것으로 여장 외출 사실은 없다고 한다. 누나는 아파트 계약을 대신하고 관리비까지 내주는 등 처음부터 도피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

- 앞으로 수사계획은.

"27일 군무이탈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곧 검찰과 공조해 본격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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