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당국의 위신이 토마토에 달렸다?물가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국민생활국은 요즘 토마토, 딸기, 호박, 오이 등의 가격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이들 과일과 채소류의 값에 따라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를 넘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는 판단에서다.
토마토, 딸기 등이 물가 관리의 복병으로 등장한 이유는 독특한 물가 추계구조 때문이다.
과일, 신선 채소는 '계절상품'으로 분류돼 1년 중 3~4개월 정도만 물가 통계에 잡히는데, 여름의 문턱인 4월에만 6개 품목이 한꺼번에 물가지수에 편입된다.
문제는 지난 해 유례없는 풍작으로 토마토, 딸기, 호박 등이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올 봄에는 폭설로 비닐하우스 농사 작황이 악화돼 가격이 폭등했다는 점이다.
국민생활국 관계자는 "비공식 추계결과 토마토 등의 4월 초 가격이 지난해 여름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채소류 변수만 없으면 물가상승률이 0.5%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토마토와 딸기 등까지 포함해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계산할 경우 수치가 예상보다 크게 높아질 수도 있다"며 "국민들의 물가불안 심리를 고려할 때 어쨌든 5%는 넘지 말아야 한텐데."라고 우려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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