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U자냐…L자냐…기로에선 한국경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U자냐…L자냐…기로에선 한국경제

입력
2001.04.27 00:00
0 0

■엇갈리는 경기지표'U자형 반등'과 'L자형 장기불황'의 갈림길. 우리 경제가 처한 현 상황은 경기바닥에 근접하고 있지만 반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1월을 고비로 각종 실물경기 지표가 반등세로 돌아섰으나, 치고 올라오는 속도가 너무 느려 전망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엇갈리는 거시지표

실제로 지난 1ㆍ4분기 한국 경제의 거시지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미묘한 모습이다. 생산, 출하, 소비 등 실물 경기지표와 시중 금리는 눈에 띄게 개선되거나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와 고용 등 체감지표는 여전히 불안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ㆍ4분기 생산과 출하는 각각 4.9%와 2.1% 늘었지만, 같은 기간중 소비자 물가는 1.9%나 상승했고 실업률도 4.2%선을 유지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ㆍ4분기 경상수지(31억6,000만달러)도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올해에도 100억달러가 넘는 경상수지 흑자가 무난하다"는 낙관적 측면이 있지만 경기가 위축,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들었다는 부분은 오히려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 미국에 달렸다

한국 경제가 앞으로 'U자'와 'L자'중 어떤 궤적을 그릴 것인가는 두 가지 변수에 달려있다. 한 가지는 미국의 경(硬) 착륙 변수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건설 문제이다. 만약 두 가지 모두 원만하게 풀린다면 국내 경기가 3ㆍ4분기 이후에는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장기불황이 불가피하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박사는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특수성을 감안할 경우 하반기 미국 경제의 반등 여부가 한국 경제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1분기 대기업 실적

1ㆍ4분기를 마감한 국내 '메이저' 대기업들의 영업실적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덩치(매출)는 유지ㆍ개선됐지만, 알맹이(수익)는 쪼그라드는 '저부가가치형' 경영의 단면을 보여줬다.

기업경영실적은 실물경기 전반이 그렇듯, 작년 4ㆍ4분기(전분기)보다는 개선추세가 엿보이지만, 일반적 비교시점인 지난해 1ㆍ4분기(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수익악화가 여전하다. 금년도 재계 화두인 '수익경영'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의 1ㆍ4분기 매출총액은 8조6,000억원으로, 세계경기불황속에서도 1년전 대비 9.2%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3.4%, 당기순이익은 22.3%나 격감해 외형성장과는 달리 수익구조는 크게 나빠졌다.

LG전자도 고급가전제품 호조와 제3시장(유럽 남미) 수출증대로 매출은 8.8% 신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9.1%, 경상이익은 51.8%나 격감했으며, LG화학 역시 9.9%의 매출확대에도 불구, 영업ㆍ경상이익은 각각 36%, 45%나 감소했다.

포철의 경우 매출은 5.4% 소폭 감소했다. 전반적 경영환경악화에 비하면 외형은 그나마 선전한 셈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7.8%, 경상이익은 51.6%, 당기순이익(특별이익제외)은 51.1%나 격감하는 부진을 보였다.

금융과 유통 등 서비스업종은 불황속에서도 대체로 선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가 기간산업인 제조업, 특히 한국경제의 간판기업들은 미국ㆍ일본경기 침체와 환율불안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물량으로 버티는 속빈 강정식 경영성과를 낸 것이다.

세계경기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2ㆍ4분기에도 기업경영실적의 획기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