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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합리적인 미치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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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합리적인 미치광이

입력
200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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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가 현실에서 더 이상 의미를 띨 수 없게 돼 버린 오늘날, 미래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일까.그것은 세계화라는 이름의 미국식 자본주의 팽창 논리일까, 또 다른 대안적 유토피아일까.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58)는 과학적ㆍ사회학적 상상력을 동원, 타산적이면서도 이타적인 개인들이 이룰 이상적 사회상을 제시한다.

그의 논의는 악몽으로부터 출발한다. 세계화 논리와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은 미국 주도의 세계 시장 질서에 압도당하다, 마침내는 범죄 집단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상정이다.

세계화한 자본주의는 또 다른 계급 사회와 동의어다. 호사스런 유랑자들로 이뤄진 하이퍼클래스, 불안정한 임금으로 살아 가며 가상 세계에 탐닉하는 중간 계급, 그저 굶어 죽지 않을 수단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옮겨 다녀야 하는 궁핍한 유랑자들 등 세 계급으로 나뉜다는 전망이다. 부가 집중하고, 가난은 급증한다.

그러나 그는 세계 정부라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NGO로 대표되는 형재애적 부문이 그것이다.

각각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윈윈 게임'의 세계상이다. 저자는 SF 영화적 상상력까지 동원, 우리 시대 독자에게 다가 서려 노력한다.

소르본 대학 등지의 경제학 교수, 미테랑 전대통령의 특별 보좌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리 등을 역임한 저자의 경륜이 짙게 배어 있는 책이다. 현재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인 플래닛 뱅크 총재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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