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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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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

입력
200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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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에 '낙하산 인사' 가 다시 줄을 잇는다.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무시한 정치ㆍ기관 논리에다, 절차까지 무시한 밀어붙이기로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는가 하면 당ㆍ정 출신의 사장 내정자 명단까지 나돌아 벌써부터 잡음을 낳고 있다.이는 지난 3월 6개 정부투자기관 사장 퇴진 등 일련의 과정에서 보인 정부의 공기업 개혁의지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낙하산 실태

26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25일 임기가 끝난 한국석유공사 나병선 사장 후임에 호남출신의 해군 장성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상 사장추천위에서 후보자 면접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요식행위 에 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 3월 공기업 사장 퇴출로 공석이 된 주택공사 사장도 사장추천위 절차와 무관하게 자민련 출신인 김모 씨로 굳어졌고, 토공 사장도 정치인 출신의 한모, 이모, 변모씨로 압축된 상태다. 또 지난 주말에는 임기가 끝난 가스안전공사 김영대 사장을 곧바로 전기안전공사 사장에 임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31일 한국가스공사는 자회사인 한국가스기공 사장을 결정못해 주총 연기를 거듭하다 임시주총을 통해 현직 공무원인 민병군 전 광주ㆍ전남 중기청장)씨를 선임, 미처 사표를 쓰지 못한 민 청장이 취임식 직전까지 중기청에서 업무를 보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정부투자기관노조연맹 관계자는 "과거 낙하산 인사는 형식적이나마 적법절차를 따랐으나 이 경우는 공무원 겸직금지 등 현행법까지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공항공단 이사장에 윤웅섭 전 서울경찰청장을, 이달 초 한국감정원 원장에 이수일 전 경기경찰청장을 선임한 것도 전문성을 도외시한 낙하산 인사로 지목된다.

■경영혁신 원칙 무색

지난 3월 정부는 공기업 사장 퇴출 직후, 공기업의 철저한 경영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단임을 원칙으로 하고, 인재 풀(pool)을 구성해 전문성과 경영능력 등을 검증받은 인사 가운데 공기업 사장을 선임키로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외부의 유능한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보편화된 경영전략이며 내부 승진만을 고집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라며 "하지만 공기업 사장 단임 원칙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노동연구원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왔다고 일괄적으로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거나 백안시 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전문성과 개혁성, 경영능력 평가 등은 전제돼야 한다"며 "출신지역과 신분, 충성도 등에 좌우되는 투명하지 못한 공기업 인사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공기업 개혁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투자기관노조연맹은 낙하산 범주에 분류되는 공기업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선임절차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 엄격히 시시비비를 따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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