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25일 김대중 대통령과는 손을 잡을 뜻이 없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상도동 자택을 찾은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과 단독으로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지금은 여러가지로 (손을 잡기에는) 때가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고 김 최고위원이 전했다.김 최고위원은 DJ와 YS의 협력을 골자로 하는 '신민주연합론'을 주창해왔고 이날도 민주화세력의 재결집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이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구술받아 발표한 내용은 훨씬 더 날이 서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김 최고위원의 두김씨 화해 요청에 대해 "처음부터 정치보복하고 주변사람들 다 조사해 놓고 이제 와서 협력하자는 것은 당치않으며 다 끝난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는 것.
김 전 대통령은 또 "DJ가 잘 할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오만하고 교만해 정치, 경제, 사회 모두 잘못됐고 국민 가치관마저 전복됐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 지도 걱정스럽다"며 예의 '독설'을 잊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의 배웅속에 굳은 표정으로 상도동을 나서면서도 "김 전 대통령이 나의 뜻을 마음에 간직하겠다고 말했고 필요하면 또 만날 것을 기약했다"며 여전히 희망을 간직하려 애썼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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