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의 삶을 재치있게 다루고 있는 '천하무적 홍대리' (일하는 사람들의 작은책 발행)가 1년여만에 제 3권이 나왔다. 지난 1년간 한국일보에 연재한 만화 50여편 등 150여편의 이야기를 담았다.그사이 작가 홍윤표씨에게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직장인 만화가에서 전업만화가 생활 6개월째다. "박찬호 경기를 눈치 안보고 마음껏 볼 수 있어 좋네요." 회사생활에서 벗어난 느낌에 대한 홍대리식 대답이다.
만화의 현장감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직장생활 8년의 밑천이 아직 바닥 나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직장인 친구들을 통해 회사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는 그는 "박진감 넘치는 회사생활을 그리는데 한계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 사는, 일상적 이야기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홍대리 만화에 이제 가족들의 이야기 나온다고 한다.
전업만화가에 '홍대리'라는 캐릭터 하나만으로 부족하다. 더 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필요를 그도 느끼고 있었다.
"공상과학 로봇만화에 도전하겠다." 그렇다고 아동용 로봇만화가 아니다. 어린 시절 로봇만화에 대한 추억을 건드리며 30대의 감성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시스템에 적응 못하는 게으른 로봇?. 로봇과 홍대리의 만남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30~40대의 성인 만화는 우리 만화계의 고질적인 취약지점이었다. 독자층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만화가의 생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일반 서점에서 만화 코너가 정착하고 있는 점은 그래서 고무적이다. "성인 만화의 고정 독자층이 조금은 형성되는 것 같다"는 그는 "홍대리 만화가 처음 나왔을 때 어떤 서점에서는 처세술 코너에 있었다"며 웃었다.
5년전 직장인으로 문화센터에서 만화강좌를 수강하며 만화계에 발을 디뎠던 그는 이제 강사의 신분으로 직장인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젊은 직장인 만화 지망생들과 함께 또 다른 홍대리의 탄생을 기약하면서.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