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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앨범'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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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앨범' 바람이 분다

입력
200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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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음악적 지향을 따라 제작되는 프로젝트 그룹의 음반은 음악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대부분 주목할 만하다. 기대처럼 알찬 프로젝트 앨범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어 반갑다.■힙합 프로젝트 '2001 대한민국'

'방송이 만든 현실의 가수의 자격/ 어리고 잘나면 일단 널 무조건 환영하며/ 중학생 기준의 안무와 작곡가의 작업/ 가사완 상관없는 뮤직비디오촬영/ 가식에 가면이 물든 TV 화면/ 돈으로 희롱하련 가요곈 아직 3류 영화/ 상영 영화 속 악역인 난 힙합으로의 감염' ('Moment Of Truth' 중)

속이 후련한 이런 가사를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바로 힙합이다. 1990년대 초 힙합이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 '미국 3류 문화를 의식 없이 수용했다'는 반발도 많았지만 힙합은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가장 유효한 발언 수단이며 문화 그 자체이다.

'1999년 대한민국'은 힙합 프로젝트 앨범의 가능성을 보여준 예로 입소문에 의해 10만장이 넘게 팔리면서 상업적으로도 의외의 성공을 거두었다.

3번째 프로젝트인 '2001 대한민국'은 한결 성숙해진 힙합 팬의 '듣는 귀'를 의식, 좀 더 심도 있게 만들어졌다.

조PD, 3534(윤희중), 주석, DJ WRECKX, DAGGAS, SIDE-B, 45RPM 등 20명의 가수들이 참여했다. 조PD의 유연한 랩과 비트와 리듬을 강조하는 윤희중의 이스트 코스트 랩이 조화를 이룬 '2 V.I.P', '토끼와 거북이' 구연 동화를 샘플링한 주석의 '대역전', 타이틀 곡으로 11명의 가수들이 함께 한 'No.1'은 세련된 힙합의 맛을 제대로 전한다.

'Just Wanna Be With You'를 피처링한 여성 래퍼 '유리'는 앨범에서 두드러지는 수확. 착착 감기는 세련된 여성 래퍼가 '큰 일'을 낼 것 같다.

29일 오후 5시 트라이포트홀에서 음반에 참여한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공연을 갖는다. (02)2166-2884.

박은주기자

jupe@hk.co.kr

■조이

'조이 Project 1st -1년간의 사랑'은 상업적 면에서는 메가톤급 프로젝트 앨범이다. 인기 프로듀서 겸 작곡가 조규만과 이경섭이 작사ㆍ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고 조성모 임창정 김민종 엄정화 김장훈 등 초호화 게스트가 대거 참여했다.

앨범 출시 전이지만 뮤직비디오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일본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기 위해 넣었다는 일장기 소각장면 때문이다.

조성모가 부른 '바다'는 그의 이전 곡에서 느껴지던 것처럼 애상적이면서 편안한 감성의 발라드이다. 이경섭 본인의 독집 앨범에 실려 있던 '바다'를 다시 편곡했다.

'특별한 허락'에서는 김민종 특유의 록발라드 창법을 들을 수 있다. SBS 미니시리즈 '아름다운 날들'에서 얼굴없는 가수 '제로'로 한창 인기높은 탤런트 류시원이 '서약'을 부드럽고 소년적인 느낌으로 불렀다. 가벼운 재즈풍으로 부른 엄정화의 '늘 그렇듯'등 곡 전반에 대중적 감수성이 짙게 묻어있다.

평소에는 '동원'이 힘든 스타급이 대다수인 만큼 방송출연보다는 라디오나 음반을 중심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호화군단에 섞인 낯선 이름, 임성윤과 WHY는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잘넷(www. zall. net) 오디션에서 뽑힌 신인이다. '얼굴없는 가수'WHY는 매끄러운 미성이면서도 록발라드도 소화할 수 있는 파워를 갖췄다.

본격적인 프로젝트 그룹이라기보다는 기획음반에 가까운 형태. "요즘 음반시장에서 한두 곡만 좋은 음반은 팔리지 않는다"는 게 기획자의 말이다. 이 음반은 5집까지 나올 예정이다.

■내추럴

"한 가수의 목소리로는 소화할 수 없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지요." '내추럴'의 박태수(26)가 이야기하는 프로젝트그룹의 장점이다.

'내추럴'은 90년대 중반 활동했던 그룹 '코나'의 싱어송라이터 박태수와 이승환밴드의 베이시스트였던 우형윤(26)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작사ㆍ작곡ㆍ편곡을 했고, 이승환 유희열 윤종신 이소은 등 발라드의 '대표주자'들이 객원싱어로 참여했다.

타이틀곡은 '그대만의 나이길'. '토이'의 객원싱어였던 김연우의 애절한 목소리가 소녀적 감성을 파고든다. KBS MBC SBS 라디오PD들이 선정한 '이 달의 좋은 노래'로도 뽑혀 활발히 방송을 타고 있다.

왜 직접 가수로 나서지 않고 객원싱어에게 노래를 맡길까. 이들은 "우리의 보컬은 무궁무진하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자평하면서 "객원싱어는 음악의 색깔을 보다 풍부하게 살리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이승환과 이소은이 '내 여자친구가 되어 줄래'로 달콤한 호흡을 맞췄고 유희열이 특유의 편안하고 나른한 목소리로 '고마워 내 친구'를 불렀다.

데이빗 포스터, 사카모토 류이치의 맥을 잇는 서정적인 발라드 곡이다. 방송에는 신인가수 이현기의 '다음 세상에서', 양해중의 '그녀의 집 앞에서'가 전면에 선다.

"아직 '가수'를 보고 음반을 사는 사람이 많지만 '음악'중심의 프로젝트 앨범도 곧 정착될 겁니다."'토이'외에는 이렇다 할 기수가 없는 가요계에서 프로젝트그룹의 맥을 잇겠다는 자신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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