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농사짓는 것밖에 몰라요. 도장 하나 찍어달라고 해서 찍었는데 그것이 왜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모르겠어요."김모 할머니(78)가 27일 방송되는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시리즈 첫 회 '보도연맹사건'에서 절규한다. "잘못된 역사는 결코 반복돼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은폐된 역사적 사건을 파헤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전달하려 한다"는 것이 1999년 9월에서 12월까지, 지난해 6월에서 9월까지에 이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의 세번째 시리즈를 방송하는 'MBC 김윤영 국장의 이유이다.
첫번째와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제주 4ㆍ3사건' '조봉암과 진보당' '녹화사업의 희생자들' 등 현대사 중 비교적 알려졌지만 정확한 내막을 모르는 것을 중심으로 내보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는 이번에도 피해자들은 가슴에 한을 품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중심으로 방송한다.
'보도연맹사건'으로 한국전쟁 발발 초기 좌익에 미미하게 관여했거나 관련이 없는 30여만 명의 양민이 무참히 경찰과 국군에 의해 학살당했다.
장도영 등 5ㆍ16 쿠데타 당시 핵심인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장도영과 5ㆍ16' , 1884년 학생운동을 탄압하기위해 전두환 정권에서 조작한 구미유학생 간첩단사건의 피해자인 양동화 김성만 황대권 강용주 등의 입을 빌려 말하는 '조국은 나를 스파이라고 불렀다' 도 준비했다.
▦한일협정 ▦푸에블로호 사건 ▦재일동포 기민정책 ▦자유언론 실천선언 ▦장준하 ▦도시산업 선교회 ▦황태성 사건 등도 방송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시리즈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문제 제기와 사실 환기에 그치고 대안 제시는 미흡했다는 것. 때문에 역사학자나 시청자들은 세번째 시리즈에서는 구체적인 대안까지도 바라고 있다.
배국남 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