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정경제부가 입주한 과천 정부종합청사 1동 주위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27일 열리는 재경부 체육대회 때문이다. 세제실, 경제정책국, 금융정책국, 국제금융국 등 주요 부서의 축구 및 배구 선수들은 1개월 전부터 아침 저녁으로 모여 맹훈련을 하고 있다.바쁘기로는 첫 손가락에 꼽히는 재경부 직원들이 체육대회에 매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우승하면 실세 부서가 된다'는 이상한 전통 때문이다.
장관 비서실 최중경 실장은 "환란을 극복했던 1999년에는 주무부선인 국제금융국이, 금융구조조정이 한창이던 2000년에는 금융정책국이 우승하는 등 체육대회 우승과 각 부서의 상대적 비중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 "최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로 새로 부임한 각 국장들이 자기 부서의 응집력과 사기를 높이기 위해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장관 등 고위 간부들의 관심도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국회 보고로 부총리 이하 주요 간부들이 자리를 비우고, 과장급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체육대회까지 신경을 쓰다 보니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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