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과 관객들이 함께하는 축제를 지향한 제38회 대종상 영화제는 그간 갈등을 빚어온 영화인협회와 영화인회의가 잡음없이 행사를 끝마쳤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이를 위해 대종상은 단순한 시상식에서 벗어나 4월10월 타종식, 20일 개막식, 21~24일 서울극장에서의 영화상영, 장애인 및 외국인 초청 영화감상회 등을 마련하는 등 나름대로 애를 쓴 흔적이 보였다.
그동안 불신의 근원이었던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단심제도 도입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 주요 부문상이 의외의 작품과 인물에 돌아가 '공정성' 의지를 무색케 했다.
특히 관객 동원에서 성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연출과 연기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한 '하루' 가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등을 휩쓸어 관객들을 의아하게 했다.
영화제가 국민축제에 앞서 '영화인의 축제'로서 제 역할을 했는지 의심케 하는 대목도 있었다. 안성기 전도연씨가 영화제 홍보사절로 위촉돼 분위기를 돋우는 데 애썼지만 많은 후보자와 수상자들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시상식 도중까지 심사가 진행돼 수상자에게 미리 통보하지 못했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지만 신인감독상(임상수), 남녀 조연상(정은표 윤소정), 여자 인기상(심은하) 수상자가 빠져 아쉬움이 컸다.
시상자로 나온 원로배우 최현실씨가 "공정한 심사도 좋지만 오스카상처럼 후보들이 모두 함께 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 부분에 박수가 터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 '…JSA' 대종상 5개부문 석권
지난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공동경비구역 JSA'는 대종상에서도 최고 작품이 됐다. 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38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는 작품상(상금 2,000만원)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송강호), 기획상, 음향상, 미술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감독상은 예상을 뒤엎고 '하루'의 한지승 감독에게 돌아갔다. '하루'는 감독상 외에 심사위원특별상(상금1,000만원)과 여우주연상(고소영), 조연여우상(윤소정)까지 받아 올해 대종상 시상식의 최대의 이변을 일으켰으며 '리 베라메'(감독 양윤호)는 조명상, 음향상,특수효과상, 편집상 등 4개상을 차지해 기술부문에서 강세를 과시했다.
이미 '처녀들의 저녁식사' 로 1999년 데뷔한 신인 아닌 신인인 임상수 감독이 '눈물'로 신인감독상을 받았으며 조연남우상은 '킬리만자로'의 정은표에게 돌아갔다.
각본상은 '번지점프를 하다' 의 신인 고은님이 제37회 백상예술대상에 이어 연속 수상했고, 신인 여우상은 '오!수정' 의 이은주, 신인 남우상은 저예산 독립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류승범이 차지했다. 이병헌 심은하는 네티즌들의 투표로 뽑는 인기상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은 심사의 공정성과 수상의 감격과 흥분을 크게 하기 위해 현장에서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법을 채택했으나 정은표 등 많은 수상자가 불참했고, 준비부족으로 수상자 발표가 차질을 빚는 등 준비부족으로 진행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네티즌이 뽑은 최악의 영화 '비천무'
한편 네티즌을 대상으로 최악의 영화를 뽑는 `제1회 레디 스톱(Ready Stop) 영화제'에서 는'비천무'가 총 1,551표중 293표(18.8%)을 얻어 작품상을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대종상 시상식에 앞서 발표한 레디스톱 영화제에서 '비천무'는 남녀주연상(신현준 김희선)까지 차지해 명실상부한 `최악의 영화'로 꼽혔으며, 김희선은(28.1%)로 최고 득표율까지 기록했다. 미국의 골든 래즈버리상을 본뜬 레디 스톱 영화제에는 모두 9,380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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