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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이즈미에 '회의적' - '먹구름' 짙어진 韓日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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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이즈미에 '회의적' - '먹구름' 짙어진 韓日관계

입력
200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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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호(號)'의 출범으로 한일 관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신임 일본총리의 외교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전망은 회의적이다.극우 보수를 표방해온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 성향과 당내의 보수 우익적 성향이 결합 할 경우 대외정책에서 보수ㆍ강경의 색채가 강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외정책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우리나라 등 주변국과 마찰이 불가피 하다는게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조짐은 이미 총재 선출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는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공식 참배할 것을 천명하고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다.

직설적 성향의 그가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등 한일간의 미묘한 현안에 대해 '튀는' 발언을 할 경우 양국간의 관계는 급속히 경색 국면으로 접어들 수 밖에 없다.

물론 정부 관계자들은 그가 총리가 되면 신중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80년대 헌법 개정론자였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씨가 총리가 된 후 헌법개정 얘기를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던것 처럼 고이즈미 총재도 총리로 대외정책을 다루게 되면 주변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란 얘기이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경제력에 걸맞은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고자 하는 일본으로서는 한국과 우호 관계의 기본 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는 고이즈미 체제아래서 한일 관계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재는 이미 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일본이 이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며 강한 입장을 보였다.

그의 강경자세는 왜곡된 역사기술에 대한 재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많아 교과서 문제 해결에 대한 전망을 일단 어둡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지도력을 상실했던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와는 달리 고이즈미 총리가 확실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교과서 문제를 다룰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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