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을 넣었든 넣지 못했든 아직까지는 안정환을 쓸 생각이 없다." LG컵 이집트 4개국대회에 출전중인 한국축구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23일 카이로에서 안정환(25ㆍ페루자)의 분발을 촉구하는 말을 했다.22일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서 데뷔골을 터뜨린 안정환의 소식을 들은 뒤 나온 발언이어서 히딩크 감독의 의중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안정환의 재능이나 실력은 인정한다. 하지만 골을 못 넣더라도 90분을 뛰는 선수가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표팀 멤버를 발표할 때도 "안정환은 벤치를 지키고 있는 선수다. 실전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난 2월 두바이대회 덴마크전에 부름을 받았으나 이탈리아 리그에 계속 남기를 원해 대표팀 합류에 난색을 표한 안정환이 히딩크 감독의 미움을 샀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발언은 안정환에 대한 기대의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누구보다 유럽, 특히 이탈리아 프로축구의 수준을 잘 알고 있기에 선진축구 경험축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 안정환이 데뷔골을 넣었다고 자만하지 말고 주전경쟁에서 이겨 경기경험을 늘린다면 곧바로 대표팀에 발탁하겠다는 의미도 된다.
따라서 5월말 개막되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과연 안정환이 태극마크를 달게 될지도 주목된다.
한편 아시아축구연맹 인터넷 홈페이지는 24일 '안정환은 페루자를 떠나고 싶어 한다'는 국내 언론보도를 인용, 게재했다. 이탈리아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안정환이 페루자측에 더 좋은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안정환의 이적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안정환의 매니지먼트사인 ㈜이플레이어는 내달 초 페루자와 완전 이적협상을 벌일 계획.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안정환은 유럽 내 타구단 이적을 모색해야 한다.
카이로=박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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