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당기 흑자가 아니라 흑자구조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변화를 소화해냈고, 마침내 흑자가 지속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냈습니다"2000 회계년도 가결산 결과 중소 생보사인 동양생명이 '99 회계년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흑자 추정치는 약 200억원.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다수 생ㆍ손보사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성과라 할 만하다.
동양생명 구자홍(具滋弘)사장은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래 전 직원이 똘똘 뭉쳐 마치 'U-보트' 처럼 기민하게 변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80년대 초 경제기획원 산업3과장 시절 일찍이 부실기업 및 해운산업 합리화 작업 실무를 총괄했던 구 사장이 8년 적자에 허덕이던 동양생명의 사령탑을 맡은 것은 98년 12월.
이미 동부그룹과 신설 동양카드를 거치면서 민간 경영인으로서 '능력 검증'를 마친 후였다.
구 사장은 "취임 후 흑자구조를 만들기 위해 실적 평가시스템의 개혁, 영업전략의 개혁,영업의 효율성 제고 등 세 가지 개혁에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실적평가는 외형만 반영했던 여태까지의 관행을 외형 50%, 수익 50% 반영으로 바꿔 수익성 위주의 영업 토대를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영업전략도 자연히 수익상품 판매 위주로 전환됐다.
구 사장은 "변화 후 전체 계약 중 대표적 수익상품인 보장성 보험의 비중이 99년초 20%에서 일년 만에 50%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또 보수적 자산관리와 함께 영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 보험계약을 유지시키는 고객관리와 보험설계사의 중도퇴사율을 낮추는데 주력, 자산손실과 사업비용의 누수를 막았다.
부실에 허덕이던 구 태평양생명을 인수ㆍ합병하기에 앞서 메이저 생보사들의 브랜드 지위를 따라잡기 위해 1999년 5월 업계 최초로 브랜드 캐릭터인 '수호천사'를 도입, 보험 마케팅의 새 장을 연 것도 구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구 사장은 "그동안의 누적적자를 감안할 때, 지난 2년간의 성과는 아주 작은 '전진'에 불과하다"며 "선진 보험사들의 잇단 국내진출 등 급변하는 보험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동양생명의 미래를 가를 향후 1~2년의 경영에 경영자로서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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