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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이번엔 '인간 구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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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이번엔 '인간 구제역'

입력
200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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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만 가축 200여만 마리가 도축되고 관광산업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구제역이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다시 한번 영국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영국 보건부는 23일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에서 도축관련 일을 하던 고용원이 구제역 증상을 보여 혈액검사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최근 구제역 발생 건수가 급감하면서 '완전통제'를 선언한 지 4일만에 터진 이번 발병이 인간 구제역으로 확인될 경우 축산농 등 관련 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발병내용

구제역 증상환자를 진료한 컴브리아 보건국의 피터 피플러디 박사는 "이 환자는 도축된 가축을 선별, 폐기하는 작업을 보조하다 소에서 나온 분비물에 노출된 지 2주후 입에 궤양이 생기고 손이 쑤시며 가려워지는 등 가축들에게 나타나는 증세가 보였다"며 "하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며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중보건연구소(PHLS) 전염병 감시반의 앤거스 니숄 박사도 "구제역 바이러스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감염됐다 하더라도 이는 매우 경미한 증세를 보이며 수 주내에 반드시 완치된다"고 강조했다.

■ 과거사례

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갈라진 동물에게 발생하는 구제역은 동물들에게는 전파력이 매우 강하고 치사율이 최고 75%까지 이르지만 사람에게는 큰 해를 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인간 구제역으로 밝혀진 것은 1834년 미국 수의사 3명이 구제역 연구를 위해 의도적으로 질병에 감염된 젖소의 우유를 마시고 걸린 이후 총 40여건.

그 후 19세기에 살균하지 않은 우유를 마신 학생들이 걸렸으며 가장 최근에는 1966년 영국에서 구제역 창궐 당시 보비 브루이스(당시 35세)가 구제역이 걸린 인근 농장 젖소의 우유를 먹고 이 병에 걸렸다가 5개월 만에 완치된 바 있다.

■ 감염 경로와 예방

인간 구제역은 구제역에 걸린 가축을 다루거나 그 젖을 먹었을 경우, 또는 피부의 상처나 점막을 통해 감염되지만 고기를 먹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노출됐더라도 면역력이 약한 사람 외에는 걸리는 경우가 드물다. 또 사람이 가축에게 옮길 수는 있지만 사람끼리는 전염되지 않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산하 유럽 구제역 통제위원회(EUFMD)의 이브 레포르방 사무국장은 "유아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구제역 바이러스가 잔뜩 들어있는 가축의 젖을 대량으로 마실 경우 나타날 수 있으나 시중에서 유통되는 우유는 고온 처리되기 때문에 그럴 위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구제역 감염 동물과 접촉하는 사람들은 보호의복을 입고 수시로 얼굴과 손을 잘 씻으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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