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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카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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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카트라이트

입력
2001.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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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3년 4월24일 영국의 발명가 에드먼드 카트라이트가 노팅엄셔주 만햄에서 태어났다. 1823년 몰(歿).카트라이트의 본업은 성직(聖職)이었다. 그가 성직자로만 살았다면, 지금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40대 이후 기계 만지는 것에 취미를 들여 이런저런 기계들을 고안해냈고, 그래서 우리는 지금 영국 산업 혁명의 한 상징적 이름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카트라이트는 수레목수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의 발명품들은 교통혁명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방직 공업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가 직공(織工)이라는 뜻의 위버나 테일러라는 성을 지녔더라면 더 그럴 듯했을 것이다.

카트라이트의 발명품 가운데 당대 산업에 특히 큰 영향을 준 것은 역직기(동력 방직기)다. 역직기는 원동기가 벨트ㆍ기어ㆍ마찰 클러치 등을 통해 크랭크축을 움직이고, 그 회전을 통해 모든 운동을 유도한다.

그 때까지 손으로 하던 길쌈 작업의 대부분을 기계화한 것이다. 그러니까 카트라이트는 동력을 사용해 베를 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그는 일생을 두고 이 발명품을 지속적으로 개량했지만, 그것들은 실직을 우려한 직공들의 끊임없는 공격 목표가 되었다.

카트라이트는 이밖에도 소모기(梳毛機)를 발명해 방적 기술을 크게 개선했다. 기자는 소모기라는 말이 슬프다. 에드워드 파머 톰슨이 '영국 노동 계급의 형성'에서 산업 혁명기의 노동 조건을 묘사한 한 대목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겨우 걸을 수 있는 네살박이 어린것들이 머리가 멍해지고, 눈이 충혈되고, 약한 애들은 허리가 굽어 기형아가 될 정도로 그 작은 손가락으로 소모기에 철사를 끼워넣는 단순작업을 여러 시간 계속했다." 소모기는 소모기(消耗機)였던 것이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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