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이 더 세다. 모든 것이 순리(서재희ㆍ徐載憙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사퇴)대로 진행될 것이다"지난 16일 보건복지부 기자실. 여권의 실세중 한명으로 일컬어지는 김원길(김원길)복지부장관은 건강보험 적자와 관련, 서 평가원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꽤 힘이 실려있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3일. 서 평가원장의 신상에는 변화가 없다. 평가원측은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직접 원인은 재정추이를 잘못 분석하고 엉터리 전망을 내놓은 복지부측에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내홍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서 평가원장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동서로 올해 73세인 '특수인'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남아 있지만, '그가 건강보험재정 파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복지부의 주장이 만고의 진리일 수는 없다. 아직은 재정파탄의 원인이 명확하게 가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숙고해야 할 점은 '서재희 진퇴 파동'이 복지부 안팎에 미치고 있는 적지 않은 부작용이다.
거취 논쟁이 장기화하면서 장ㆍ차관 교체에 따른 복지부의 후속인사에 숨통이 막혀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만도 5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보험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복지부와 평가원의 '전열정비'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빨리 (그의 진퇴에 대한)결정을 내려주세요. 일 좀 합시다." 복지부내에 울려퍼지는 이 목소리들에 서 평가원장과 복지부, 더 나아가 정치권은 귀를 기울일때다.
이종수 사회부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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