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를 경영하는 최모(53)씨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은 독특하다. 모든 지원자들과 '술자리 면접'을 갖고 올바른 주도를 갖췄는가를 확인한다.술을 따르거나 받을 때 두 손을 사용하는지, 술을 권하기 전에 "한잔 더 하시겠습니까"라고 상대방의 의향을 묻는지, 그리고 예의바르게 거절할 줄 아는지 등을 유심히 지켜본다.
최씨는 "몇년째 음주면접을 실시해 보니 주량을 정확히 알고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사람이 일도, 조직생활도 잘하더군요"라며 "술은 조직생활의 윤활유 역할을 할 뿐이고 '주량과 능력은 비례한다'는 말은 이미 고문(古文)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 마시느냐가 중요하다. 윗사람부터 차례로 술 따르기, 윗사람보다 잔을 낮춰 건배하기 등은 술자리 매너의 기본. 양손에 술잔과 술병을 동시에 들고 돌아다니거나 혼자 술을 따라마시는 것 등은 지나치기 쉽지만 주도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한국예절문화원 남상민(67) 원장은 "술을 무리하게 강요하는 것은 군사독재시절에 잘못 형성된 악습"이라며 "술을 즐기는 문화로 받아들이고 주도를 갖출 때 '술 강권하는 사회'라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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