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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 개방적 언행..달라진 北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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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 개방적 언행..달라진 北선수단

입력
2001.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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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양반 시간 있으면 점심이나 같이 먹으러 갑세다" "내 명함 잘 보관하라우" "남쪽 담배 피워보니 꽤 순하네" "초코렛(초콜릿) 먹으면 든든합네다. 바나나도 그렇고."한국탁구대표팀 문규민 코치는 휴식시간에 북한선수들이 가방에서 바나나와 초콜릿을 잔뜩 꺼내놓고 먹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다.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4월23일~5월6일ㆍ일본 오사카) 대회에 출전한 북한선수단의 모습이 예전같지 않다는 게 국제대회에서 수시로 그들을 접한 경험이 있는 우리쪽 선수단의 평가다. 한국대표팀 강문수 감독은 "정말 부드러워졌다"는 한 마디로 달라진 북한선수들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북한은 국제대회에서 가능한 한 대외접촉을 꺼려왔다.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도 차일피일 미뤘던 게 보통이었다.

불과 2년 전 세계선수권 때만 해도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도 서로 '눈치'를 보는지 말을 아꼈었다. 허나 이번에는 북한탁구팀의 장벽이 그렇게 높지가 않다.

1991년 지바 단일팀 공보업무를 맡았던 박도천 대한탁구협회이사는 "남북 탁구인간의 친밀감은 다른 종목에 비해 분명 앞서지만 북한선수단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친근하다"고 말한다.

남북한 팀을 집중 취재하고 있는 일본 교토통신 히로야스 구리타(栗田裕康) 기자는 "북한선수들을 취재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이번에 많이 깨졌다"고 말한다.

10년 전 단일팀 경험에서부터 쌓여온 북한탁구인들의 개방적 태도가 만개한 것일까. 함께 담배를 피던 기자에게 북한 장태삼 감독이 느닷없이 한 마디를 던진다.

"옛날 남조선 기자들은 술먹자고 귀찮게 덤벼들었는데 이번에는 술 한잔 사겠다는 기자가 없구먼.이따 시간 나면 한잔 하지." 속은 어떨지 몰라도 북한의 겉모습만큼은 한결 가벼워 보인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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