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두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집권 후 거액의 선물을 받았으며 이 중 한국의 정몽구(鄭夢九) 현대ㆍ기아 자동차 회장의 선물을 재산공개 대상에서 누락시킨 사실이 드러났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와히드가 지난 해 정 회장이 자신과 부인에게 고급 자동차 2대를 선물했는데도 이를 신고서에 누락시켰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공직자재산평가위원회(KPKPN)는 지난 달 20일부터 고위 공무원 및 정부투자기관 임원, 의원 등의 재산을 신고 받아 23일 이를 공개했다.
와히드 대통령이 신고한 재산은 모두 35억 루피아(약 4억원)로 자카르타 남부 치간주르에 위치한 주택과 차량 6대, 보석, 골동품, 은행예금 및 약속어음, 미화 458달러 등이다. 와히드는 이들 재산 중 17억 2,000만 루피아 상당의 차량과 보석, 골동품 등은 1999년 10월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00년까지 국내외 인사들로부터 받은 선물이라고 신고서에 기재했다.
인도네시아 법률구조협회의 헨다르디 회장도 "와히드가 집권 후 1년 동안 거액의 선물을 받은 것은 의심스럽다"며 "이 같은 유형의 재산은 반드시 실사과정을 거쳐 신고 규모의 진실성 및 불법 여부를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기아 현지법인 정인종 이사는 "정 회장이 단순한 예우 차원에서 엔터프라이즈 승용차 1대를 와히드 대통령에게 선물한 적은 있으나 고급 승용차 2대를 전달했다는 보도는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자카르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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