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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상 프로 이벤트性 벗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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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상 프로 이벤트性 벗었어요

입력
2001.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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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인들은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방송과 함께 보낸다. 1999년 서울 YMCA가 서울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43%가 하루 3~4시간 TV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대부분 노인대상 프로그램이 노인을 희화하거나 떠들썩한 이벤트에 그쳐 정작 노인들로부터는 외면을 받아왔다. 그나마 고작 주1회 심야시간이나 이른 새벽에 편성돼 많은 시청자들이 접근할 수 없었다.

2일부터 방송된 EBS '굿모닝 실버'(월~금 오전 6시 30분)는 우선 매일 30분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이 눈에 띈다. 정보성도 아주 높다.

요가, 댄스 등을 가르치는 '으랏차차 운동합시다', 고혈압, 중풍 등 노인질환의 예방ㆍ치료법을 알려주는 '명쾌한 동의보감'등 건강에 관심이 높은 노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가수 서수남씨가 진행하는 노래교실을 비롯하여 할머니 VJ가 전하는 '인기 트로트 베스트'처럼 여흥코너도 경쾌하다.

여성층이나 젊은이들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 옷입기, 피부미용법 강좌도 만들어 우아하고 아름다운 노년에 대한 욕구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목요일에는 전문 강사와 출연한 노인들이 문답 형식으로 재혼, 성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정성욱 PD는 "기획 전에 노인복지관과 노인학교 등을 찾아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처음 0.1%에 머물던 시청률도 5, 6배 이상 높아졌다.

주시청층의 요구사항을 철저히 파악한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시청자들도 "부모님께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도 큰 가르침이 되고 있다" 며 응원을 보내 온다.

1년째 방송되고 있는 KBS '아름다운 실버'(1TV 월요일 밤 11시 40분)도 '가족 속에서 존경받는 어른'이라는 기존의 노인상 대신 사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노인의 모습을 소개해 잔잔한 감동을 주는 휴먼 다큐멘터리로 사랑을 받고 있다.

20년째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할머니, 70대의 나이에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만학도 할머니, 12대째 토박이로 살고 있는 마을의 사라져가는 모습을 책으로 엮는 할아버지 등 평범하고 소박한 이들이 주인공이다.

임수진 PD는 "65세 이상 된 노인들 중 저명인사가 아닌, 헌신적 삶으로 본보기가 될 만한 사람을 찾는다"고 했다.

프로그램은 방영시간이 너무 늦어 본의 아니게 젊은이들로부터 "가슴 찡했다" "정말 아름다운 분들이다" 는 격찬을 듣는다.

이런 반응에 힘입어 KBS는 이번 개편에서는 '아름다운 실버'의 시간대를 토요일 오전 11시로 옮기고, 방영시간도 20분에서 30분으로 10분 늘린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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