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아시아정책이 서로 호흡을 맞추듯 보수강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의 비상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부시정부의 강경보수로의 회귀만으로도 탈냉전 이후 10여년간 우리 사회가 적응해 오던 국제정치의 분위기가 크게 흔들리는 판인데, 일본까지 가세하고 있는 상황은 예삿일이 아니다.
일본정부는 중국의 거센 항의를 무릅쓰고 대만의 이덩휘 전 총통에게 비자를 내주었다.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놓고 일본정부, 자민당 내 총리 후보들의 태도 및 일본사회가 보여주고 있는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일본의 우경화 바람은 주기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아시아의 세력변화, 특히 중국의 세력확장에 대한 일본의 민감한 반응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 새로이 주목을 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미국과 일본은 보수 강경성향의 중국정책, 더 넓게는 아시아 정책에서 서로 이해가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특히 20년간에 걸친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국민총생산 측면에서 슈퍼파워 후보로서 큰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태평양지역에서의 헤게모니의 위협을, 일본은 10년에 걸친 불황으로 더욱 자국역할의 축소에 초조함을 갖는 것 같다.
하이난다오(海南島) 정찰기 사건으로 미국의 중국압박 전략은 더욱 확연해지고 있으며, 일본 또한 이에 묵시적인 동조로 우경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일의 보수강경화가 우리의 입지를 더욱 좁히게 돼 걱정스럽다. 이미 한미정상회담의 어색한 결말로 남북관계는 소강국면이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도 더욱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는데 이익이 맞아 떨어진 미일 동맹체제를 안보의 큰 기둥으로 삼고 있는 우리의 상황이 대단히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정부나 국민이 새로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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