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정보통신업체에 입사한 정모(24ㆍ여)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언니, 커피 좀 뽑아와" "서류 준비를 왜 안 해 놓은거야." 남자 상사들이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내뱉는 '막된 말투'에 지쳐 사표를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여대생 이모(20)씨도 '반말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요즘은 비슷한 연배의 젊은 남녀손님들까지 "아가씨, 햄버거 하나 가져와 봐" "수푠데, 잔돈있어" 등 친구 사이에서나 주고받는 반말을 마구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영향 때문인지 어린아이들까지 경어를 잊은 채 '.줘' '.얼마야' 등의 반말을 지껄이기 일쑤다.
말은 그 나라, 그 사회, 그 조직, 그 사람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다. "반말을 많이 내뱉는 손님일수록 저급해 보인다"는 정씨의 말처럼 언어습관은 그 사람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도 했다. 그처럼 중요한 말이 막되게 흐르면 천냥 빚은 커녕 결국은 모두에게 손해다. 반말로 '명령'을 받은 부하직원과 종업원이 성심성의껏 일해주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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