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딸을 둔 386세대 직장인 정민수씨(31)는 요즘 한창 인기 있는 미니밴을 사려한다.여행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출퇴근과 여행용 차량 2대를 굴릴 형편은 못된다. 일단 유지비가 싼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을 선택했지만 차량 가격이 만만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차종이 다양해지면서 이런 고민에 빠진 운전자들이 많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기아 카렌스ㆍ카니발ㆍ카스타 3총사가 장악했던 레저용 차량(RV) 시장은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새 모델을 선보이면서 1년 만에 차종이 12가지로 4배나 늘었고 수요층도 두터워졌다.
도시형 미니밴과 SUV를 포괄하는 이들 레저용 차량은 평상시 승용 세단차량처럼 출퇴근용으로 활용할 수 있고 주말에는 나들이용으로 손색이 없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800만원대 중소형에서부터 대형 최고급 SUV까지 모델이 다양해지면서 상반기 새 차를 장만할 계획을 가진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자신의 소득수준과 가족수, 차량가격과 연료비와 세금 등 유지비용을 감안하고 차량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내 몸에 꼭 맞는 미니밴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연령대와 가족 수
20~30대 초반 직장인이나 신세대 부부, 자녀가 하나 정도 있는 가정은 최근 선보인 현대차 라비타(가솔린 엔진)와 기아 카렌스(LPG) 정도가 좋다. 두 차량 모두 앞모습이 승용차에 가깝다. 차체가 비교적 작은 만큼 회전이나 주차가 편리하다.
라비타는 국산 미니밴 중 가장 작다. 5인승이지만 어른 4명이 타면 편하다. 아반떼 차체를 사용, 중형승용차보다 차체가 짧고 폭도 좁지만 윗부분이 높아 공간 활용성이 좋다.
2열시트 자체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 차 뒤편에 짐을 실을 때도 넉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라비타는 특이하게 보통 핸들 뒤에 자리한 차량 계기판을 대시보드 중앙부분으로 옮겨놓았다. 운전자의 시선을 고려했다지만 이 같은 구조의 편리성 여부는 논란이 있다.
▦자영업과 전문직
라비타는 왠지 가볍게 느껴지고 카니발은 부담스러운 경우는 고급 퓨전카 싼타페나 대우 미니밴 레조, 기아 카스타, 현대 싼타모를 고르는 것이 좋다.
승용차와 SUV를 결합한 싼타페는 스타일과 디자인이 뛰어나고 LPG와 디젤엔진 장착으로 유지비가 적어 좋지만 2,000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부담스럽다.
LPG차량인 레조는 운전석 시트가 높고 승하차가 편해 미니밴으로는 드물게 여성들에게도 적합하다. 손이 닿는 곳곳에 크고 작은 수납함을 만들었고 실내가 아기자기하다.
대우차의 파격적인 판매조건도 장점이다. 가족용 RV 싼타모는 카스타라는 후속모델이 나왔지만 1996년 1월 첫 시판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카다.
일본미쓰비시자동차가 개발한 지 8년이 넘는 올드카인 샤리오를 그대로 도입, 품질과 성능이 좋다.
40대 자영업을 하거나 사업상 미니밴을 운영해야할 경우 국내 미니밴 중 가장 큰 기아 카니발과 현대 트라제 XG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가족 수가 많은 가정도 7~9인승인 이들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실내가 넓고 승객석에서 전후 이동도 가능하다.
출퇴근용으로는 다소 버겁다.
▦가격대와 엔진 종류
미니밴 선택의 최대기준은 차값과 유지비. 차값에서 가장 유리한 차는 라비타(840만~1,160만원). 하지만 휘발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LPG를 연료로 쓰는 카렌스와 레조보다 유지비가 많이 든다. 반면 카렌스는 가격이 1,200만~1,550만원으로 휘발유차량보다 비싸다.
아직은 각종 세제혜택과 연료값 등의 면에서 LPG차가 유리하지만 LPG 혜택이 갈수록 줄고 연료값도 올라 장기적으로는 휘발유와 별 차이가 없게 된다.
기름값을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싼타페 디젤이나 코란도 디젤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격이 가장 비싼 미니밴은 각종 고급 편의장치를 많이 채택한 현대 트라제 XG로 최고 2,700만원을 육박한다.
미니밴은 1,000만원 미만에서부터 2,200만원대까지 1,000만원정도 가격차이가 있고 각 모델별로 가격대가 겹치는 만큼 불필요한 선택사양(옵션 품목)을 줄이면 싼 값으로 상위차종을 구입할 수도 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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