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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2세 경영'잇단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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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2세 경영'잇단 난관

입력
2001.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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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왕국'을 꿈꾸고 있는 롯데 그룹이 잇따른 신규사업 진출의 실패와 기존 사업의 부진 등으로 고민에 빠져 있다.특히 이러한 침체의 배경에 그룹의 강력한 후계자로 부상하고 있는 신동빈(辛東彬ㆍ46) 부회장이 자리하고 있어 재계 6위인 롯데 그룹의 향후 행보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그동안 국내 백화점 사업의 한계성을 인식, 그 탈출구의 하나로 홈쇼핑사업 진출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그러나 롯데는 1994년 첫 홈쇼핑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39쇼핑을 인수하려다 제일제당의 역습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특히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그룹의 총력을 기울였던 최근의 홈쇼핑 신규 사업자 선정에서도 또다시 실패, 역량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혹평까지 받고 있다.

탈락도 문제지만 홈쇼핑 심사에서 롯데가 다른 중소 컨소시엄에 크게 뒤쳐지며 5위에 그쳤다는 사실은 그룹내부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홈쇼핑 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롯데는 다시 LG홈쇼핑 인수를 위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할인점(롯데 마그넷)사업의 대안으로 새롭게 추진해온 슈퍼마켓(미니 할인점)사업에서도 시련을 겪고 있다.

롯데는 사업본부장에 신 부회장의 측근을 임명하는 등 의욕적으로 밀어붙였으나 그룹 내ㆍ외부의 반발과 기획 미비 등으로 사업 자체를 잠정 연기한 상태다.

롯데는 원래 이달초 경기 포천에 1호점을 열 계획이었으나 연말로 연기했으며 상호명도 '롯데 레몬'에서 '롯데 마그넷 레몬'으로 변경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신부회장이 야심차게 주도해온 e-비즈니스 사업의 경영실적이 극히 부진한 것도 롯데로서는 가슴아픈 대목이다.

신 부회장은 다른 젊은 재벌 2세들이 그렇듯이 e-비즈니스 사업에 남다른 관심과 집념을 보였다. 그는 첫 사업으로 지난해 2월 50억원을 출자해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닷컴을 설립하며 화려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롯데닷컴은 지난해 32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쳐 삼성몰(1,800억원), 한솔CSN(1,500억원) 등 경쟁업체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했다. 더구나 백화점 매장과의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지난해 20억~30억원의 적자를 냈다.

신 부회장은 또 같은해 10월 일본 컨텐츠 기업 닷모비와 합작, 컨텐츠 개발회사인 '모비도비'를 출범시켰으나 현재까지 매출이 미미한 실정.

설립 당시 지난해 12월을 본격적인 무선 인터넷 컨텐츠 서비스 시기로 발표하긴 했지만 4월 현재 오프라인에서 음료 등과 맺은 프로모션 수익이 전부다.

설상가상으로 99년 5월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신 부회장의 경영능력 시험장으로 여겨졌던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경영 성적표도 썩 좋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700호점을 개장하면서 매장수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으나 경쟁사가 수익이 낮다고 폐점한 점포를 인수해 재개장하는 등 무리한 출점을 강행, 지난해 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복잡한 내부 사정과는 대조적으로 신 부회장은 지난달 전경련 유통산업위원장으로 선임된데 이어 최근에는 '유통을 알면 당신도 CEO'라는 저서를 출간하는 등 그동안 기피해 온 외부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신 부회장의 행보가 후계지위를 굳히고 신격호(辛格浩)회장을 대신해 그룹운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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