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에서 독자적 조형성을 추구해 오고 있는 주요 작가 박대성 송수련씨의 개인전이 잇달아 열린다.현재 예술의전당과 청작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오용길씨의 전시회에 이어, 박대성 송수련씨의 개인전이 전국의 봄을 화사하게 장식한다.
박대성씨는 5월 9일까지 대구 아문아트센터(053-255-1793)에서 10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경북 청도군에서 태어난 그가 30여 년 동안의 우이동ㆍ양수리ㆍ평창동 화실 시대를 마감하고 고향에서 갖는 귀향전이다. 그는 곧 경주에 화실을 차릴 예정이다.
박씨는 30여 년을 한결같이 먹과 씨름해 왔다. 약관의 우이동 시절에는 당시 한국화단을 풍미했던 관념산수를 배격하고 실경산수라는 산수화의 한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지는 양수리 시절에는 농담과 여백이 탄탄하게 어우러진, 문기(文氣) 넘치는 화면을 선보였고 최근의 평창동 화실에서는 우리 문화유산의 예술적 가치와 정신세계를 탐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평창동 화실에서 탄생한 최근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금강산의 4계절을 한지에 수묵담채로 표현한 '금강도', 고궁 담과 나무를 배경으로 한 설경 '雪衣圖(설의도)'등 자유로운 필묵과 깊은 사유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계림''삼불'등 경주 시대를 예감하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류석우 '미술시대'주간은 "대작이든 소작이든,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문향(文香)과 옛 것의 아름다움"이라며 "정연하면서도 준엄하고, 꽉 차있으면서도 여유로운 그의 화면은 모방과 답습을 일삼는 요즘 한국화 화단에서 더욱 눈에 띈다"고 말했다.
서울 우덕갤러리(02-3449-6072)에서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송수련 중앙대 교수의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가 20여 년 동안 일관해온 '관조'라는 주제를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살펴본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500호 1점, 300호 2점 등 대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전시작은 대개 작가가 어린 시절 자연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기억을 형상화했다. 하나의 점으로 귀결되는 여러 직선의 율동과, 이 직선들에 의한 면 분할이 최근의 작품 경향을 느끼게 한다.
그는 "그동안 사물을 바라본 내 시선이 너무 추상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나만의 시각을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 작품들의 제목을 '내적 시선'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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