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유명 박물관들은 그 나라의 국력과 문화수준을 상징한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런던의 대영박물관,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오타와(헐)의 문명사박물관 등은 과거의 보고인 동시에 미래의 창으로서 역할을 하는 인류의 영원한 학교이다.우리도 이런 위상을 지향하는 박물관 건립에 한창 힘을 쏟고 있다. 용산에 자태를 드러낸 새 국립중앙박물관의 외양은 웅대하다.
규모만으론 세계 6대 박물관에 속한다. 하지만 국가적인 지원과 이 시대의 문화역량을 집결하는 노력은 아직 안 보인다.
■국회 문광위의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지원 소위'(위원장 이미경 의원)가 지난 16일 내놓은 조사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의 권고사항은 그 동안 관련 전문가들이 지적해온 문제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결론은 사업전반의 재검토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완벽한 전시시설 등을 갖추기 위해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문제를 비롯, 유능한 학예사의 조기 확보, 범 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 구성 등을 주문하고 있다.
모두 적절한 제시들이다.
■이 보고서를 보면서 국회가 모처럼 제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문가들의 자문을 잘 받았음 인지 보고서의 결론도 깔끔하다.
그런데 전시 내용에 관한 지적은 다소 혼동스럽다. 종전처럼 고고학과 미술사학 유물 위주로 전시해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역사박물관 성격을 포함한 종합박물관이 돼야 한다는 것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건립소위의 자문위원에 한국사 전공자가 빠져있는 것도 옥에 티다.
■새 박물관 건립은 우리 당대의 대역사(大役事)다. 그럼에도 중요성만큼이나 인지도가 높지 않아 유감스럽다.
대통령을 위시해 국무총리와 여야지도자들이 현장을 한번 찾았다거나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아직 없다.
주무장관인 문화관광부 장관도 최근에서야 둘러봤다고 한다. 그러니 서울시와 기획예산처 행자부 건교부 등 협조가 절실한 부서가 이 국책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리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국회의 관심과 지원 방안 제시는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지 모른다.
/최성자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