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0일 월간 '말'지가 보도한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의 '97 대선문건'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대야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박상규(朴尙奎) 총장은 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지금도 언론인 성향분석 같은 작태를 계속하고 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문건과 지난해 8월 폭로된 한나라당 기획위원회 문건이 쌍둥이처럼 비슷하다는데 주목한다"면서 "한나라당의 공작정치가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이라고 강변해 온 한나라당이 97년엔 언론을 송두리째 장악하려 했다"고 꼬집었고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남북문제를 국내정치에 악용해 온 한나라당의 범죄적 실체가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세를 '여권의 국면 전환용 역공'으로 규정, "괴문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고 되받아쳤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근의 정치적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주당이 확인되지도 않은 괴문서로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오전에 열린 당 3역회의에서는 한나라당과 문건 관련성을 적극 부인했다. 참석자들은 "이 문건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 당 어느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다"며 "당시 신한국당에서 이를 만들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장 수석부대변인은 "문건 작성 시점으로 추정되는 96년 말~97년 초에는 이회창 총재, 이인제씨가 대선 후보가 되기 전인데도 TV 토론과 관련한 두 사람의 대응책을 소개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 뒤 "말 지는 문건을 만든 주체와 입수 경로를 밝혀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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