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획득사업을 총지휘했던 국방부 차관 집에서 운전병이 미 달러와 현금 등 3,000여만원을 훔쳐간 사실이 20일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그러나 이 사실을 숨긴 채 피의자를 체포한 이후에야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국방부와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분당에 있는 문일섭(58) 전 국방차관의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 베란다에 있던 007가방에 든 미화 1만2,000달러(약 1,570만원), 수표 10만원짜리 50장, 현금 130만원과 집안 사과박스 안에 있던 현금 900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경찰은 문씨의 운전병인 이모(21)상병이 이날 비번인데도 차량을 운전한 사실을 수상히 여겨 이 상병이 최근 캠코더를 구입하면서 사용한 수표를 추적한 끝에 18일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문차관의 가족 중 1명이 '007가방에 돈을 넣어두었는데 가방채 없어졌다'고 신고했다"며 "피의자를 체포한 이후 군수사기관이 그를 데려가고 수사자료 일체도 가져갔다"고 밝혔다.
문씨는 도난 당했을 당시 국방차관 이었으나 지난 1일 차관 인사에서 교체됐다. 전남 강진 출신인 문씨는 육사(23기)를 나와 군수참모부 장비처장, 3군수 지원사령관, 연합사 군수참모부장, 국방부 획득실장을 역임하면서 10조원대의 차세대 전투기(F/X) 등 무기획득사업을 총괄해왔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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