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우자동차 노조원 폭력진압 사태와 관련한 경찰대 총동문회의 19일 성명서 발표과정에 경찰청장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의 최근 집단행동에 대한 비난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20일 경찰대 총동문회에 따르면 청장 비서실장인 길모(38) 경정은 16일 동문회장인 황운하(黃雲夏ㆍ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 경정에게 전화를 걸어 폭력진압 사태와 관련해 동문회 차원의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
길 경정은 또 17일 서울의 음식점에서 열린 동문회 기수대표 모임에 참석, "조직과 경찰 수뇌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동문들이 나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길 경정은 경찰대 2기로 1999년 11월부터 청장 비서실장을 맡고 있으나 동문회 기수대표는 아니다.
황 경정은 "길 경정 외에도 경찰대 후배 여러 명이 대책 모임을 갖자는 전화를 해와 동문회 간부들과 논의끝에 모임을 갖게 된 것"이라며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본청 동문 몇 명에게 와달라고 부탁했는데 길 경정과 다른 후배 1명이 진압사태 조사보고서를 갖고 참석했다"고 밝혔다.
황 경정은 또 "모임 초반에 길 경정이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참석자들이 경찰 수뇌부의 무기력한 대응자세를 비판하자 추가발언은 하지 않았다"며 "성명서 내용은 참석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길 경정은 "순수한 동문회 일원으로 참석했으며 청장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1984년 경찰대 총무과장, 98년 경찰대학장을 지낸 이무영(李茂永) 청장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대 출신들이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한 경찰 간부는 "경찰대 동문회의 성명서 발표는 적절치 못했으며 경찰내 엘리트들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비난을 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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