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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치료제 특허침해소송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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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치료제 특허침해소송 철회

입력
2001.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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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제약 회사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를 상대로 한 에이즈(AIDS) 치료제 특허권 소송을 철회,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에이즈 환자들이 값싼 치료제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영국의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등 39개 제약 회사들은 19일 1997년 남아공 정부가 국제적으로 특허를 받은 에이즈 치료제 대신 상표 등록에 의해 보호받지 않는 값싼 치료제를 수입, 제조할 수 있도록 제정한 법률이 국제법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제기했던 소송을 철회했다.

이는 소송제기후 기업 이익을 위해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가난한 에이즈 환자들의 생명을 도외시한다는 개도국들과 국제기구 및 인권 단체들의 비난 여론에 막강한 다국적 제약 회사들이 굴복한 것으로 '골리앗에 대한 다윗의 승리'로 비견되고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등 국제 인권 단체들은 "개도국들과 다국적 제약 회사들간의 힘의 균형이 바뀌기 시작했다"면서 "아프리카 2,500만 에이즈 환자 및 바이러스(HIV) 감염자들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이로써 남아공 외에도 이와 비슷한 법률의 제정을 검토 중인 케냐 등 다른 개도국들도 다국적 제약회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태국 등으로부터 값싼 에이즈 치료제를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제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이들 제약 회사들이 빈국들에게는 에이즈 치료제의 가격을 인하해주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력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개도국의 에이즈 환자들이 값싼 치료제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가로놓여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치료제들은 복잡한 투여과정 때문에 숙련된 기술을 가진 전문 의료 인력과 인프라가 필요하나 남아공을 비롯, 많은 개도국들에게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 다국적 제약 회사들은 아프리카의 빈국들이 저가의 치료제를 제조할 경우 이 것이 부국들로 흘러 들어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어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 제약 회사들이 이번 소 취하에 대한 반동으로 에이즈 치료제에 대한 지적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방향으로 더욱 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이번 소송이후 1997년 제정한 법률을 구체적으로 시행하는 문제를 놓고 정부와 에이즈 단체, 제약 회사들간에 또다시 상당한 줄다리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아공 정부와 제약 회사들간의 관계는 향후 다른 개도국들의 에이즈 치료제 문제에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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