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왕자가 째째하네요..' 한국전 참전 5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앤드루 왕자(요크공작ㆍ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차남)가 부산롯데호텔에 묵은 19일. 호텔 직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빈 수준의 귀빈 치고는 '손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이날 오후 9시 전용기편으로 김해공항에 도착한 앤드루 왕자는 호텔측의 '레드 카핏'영접을 받으며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여장을 풀었다.
방값은 50% 할인한 160만원. 국회의원이나 중견기업 대표 등이 단골로 찾는 방이다. 이 때만 해도 호텔측은 '앤드루 특수'와 함께 호텔홍보 효과도 꽤 기대했다.
그러나 이내 기대감은 실망감을 거쳐 '잔잔한 칭송'으로 바뀌었다. 앤드루 왕자는 간단한 기내식으로 이미 저녁을 해결한 탓 인지, 저녁식사는 주문조차 하지 않았고 20일 아침은 계란요리 등 2만원 짜리 룸서비스로 때웠다. 이어 점심은 스파게티(1만3,500원)로 마치 다이어트하듯 가볍게 끝냈다.
이날 저녁식사때는 '너무 짜다'는 푸념이 나왔을 정도. 부산지역 영국인들을 위한 저녁 만찬을 뷔페코스중 가장 싼 2만5,000원짜리(120인분)로 주문했고, 모두 유쾌한 표정으로 '포식'했다. 이 시각, 뷔페코스중 가장 비싼 10만원짜리를 즐기는 내국인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앤드루왕자를 영접하기 위해 일주일전부터 남북한 유명작가전까지 기획했는 데 손해가 막심합니다."
앤드루왕자가 서울로 떠난 20일 저녁. 호텔 관계자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영국왕자의 '검소한 나들이'를 다시 보고 싶은 듯 그가 묵었던 객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창배 사회부기자 c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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