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풍조는 스포츠라고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6일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 5차전 SK-LG전이 벌어진 잠실실내체육관. 3쿼터 도중 SK 용병 재키 존스가 리바운드를 걷어낸 LG 대릴 프루의 머리를 볼을 두드리듯 5~6차례 세차게 내리쳤다.한규돈 심판이 퇴장명령을 내리자 존스는 한 심판을 몸으로 밀치며 광고판을 발로 차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저질렀다. 경기직후 존스는 "정규리그 내내 심판판정이 불리했다고 느꼈다. 오늘은 특히 상대선수가 나를 수없이 심하게 밀쳤는데도 휘슬이 울리지 않아 감정이 격앙돼 있었다"며 편파판정에 원인을 돌렸다.
국내 스포츠계는 '무조건 심판판정에 항의해야 손해를 안 본다'는 피해의식에 젖어 있고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의 지나친 행동을 수수방관하는 경우가 있다.
심판의 눈을 교묘하게 속이며 상대선수를 때리는 것은 물론 경기와 상관없는 파울로 상대에 상처를 입히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19일 끝난 태권도대표선발전에서는 대회기간중 용인대생들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2차례나 경기장을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농구연맹의 한 심판은 "심판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할 때가 있다. 그러나 상대에게 고의적으로 보상판정을 해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선입견"이라며 "서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한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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