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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파동 '2라운드'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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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파동 '2라운드' 점화

입력
200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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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귀국'했던 최상룡(崔相龍) 주일대사가 19일 귀임함으로써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편찬한 역사교과서의 검정 통과로 시작된 '한일 교과서 파동'이 제2 라운드로 접어들었다.우리측은 아직 일본측에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최대사는 이날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무장관 등에게 전문가들의 검토가 끝나는 대로 재수정을 포함한 '리스트'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고만을 전했다.

최대사가 이날 전한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의 서한의 내용도 깊은 유감의 뜻과 함께 일본 정부가 보다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하는 수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측 역시 어느 정도 이해를 표하기는 했지만 양국 관계의 큰 틀이 유지 발전되도록 상호 노력하자는 원칙적 대답을 돌려줬다.

결국 표면상의 격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협상과정은 여전히 탐색전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일본측의 자세는 24일 자민당 총재 선거, 그리고 여당의 상당한 패배가 예상되는 7월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무언의 설명이기도 하다.

앞으로 문제의 해결은 일본 정부를 얼마나 협상 테이블의 한가운데로 끌어 들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일본측이 그동안 특정 교과서의 역사 인식과 정부의 역사 인식을 구별해야 한다거나, 재수정은 사실관계의 명백한 오류에 한정된다면서 의제 설정 자체를 회피해왔기 때문이다.

최대사는 이날 문제의 교과서는 137곳을 고쳤지만 기본적인 역사관은 검정신청본이나 그 모태인 '국민의 역사'와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일본 정부가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논리로 일본 정부의 책임을 규명해내고, 그동안의 분노와는 다른 냉정하고도 정확한 지적을 제기하는 게 제2라운드에서 대일 협상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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