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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고객리스트 점검.파견직원 숙소까지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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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고객리스트 점검.파견직원 숙소까지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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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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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처리문제가 'GM 인수'라는 마지막 카드를 놓고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차 매각을 위해 GM과 물밑접촉을 하며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GM의 반응은 아직 시원치 않다.1999년 워크아웃 이후 20여 개월이 지나면서 대우차의 부실은 쌓여 만 가고, 촉박한 처리 시한은 대우차와 정부ㆍ채권단을 더욱 속타게 하고 있다.

▲ 손익 저울질하는 GM

지난해 10월 미국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 이후 인수의향을 밝힌 GM-피아트 컨소시엄은 지난달까지 대우차 국내외 자산에 대한 예비실사를 모두 마친 후 대우차 인수에 따른 사업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이와 관련, "GM은 (대우차 및 채권단과) 노사문제 및 인수에 따른 세금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우차 인수여부를 발표할 시기와 조건에 대해서는 철저히 말을 아끼고 있다.

최근 불거진 대우차 정리해고자에 대한 경찰의 진압 파문이 강경투쟁 양상으로 번진 것도 GM의 행보를 무겁게 하고 있다. GM은 공개적으로 "노사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인수의향을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결국 GM은 대우차 인수 이후 경제적 손실에 대해 마지막 저울질을 하면서 타이밍을 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사를 마친 GM측이 대우자동차 판매를 통해 고객리스트를 점검하고 인수 이후 파견할 직원들의 숙소까지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는 인수의사가 분명하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게다가 시간을 더 끌 경우 한국 내에 반GM정서가 고조될 수도 있다는 점이 GM을 압박하고 있다.

GM 관계자는 "대우차 인수문제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 열리는 GM의 월례 이사회에서 대우차 인수와 관련한 중요 결정이 내려지고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GM의 주가동향과 대우차 인수에 대한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평가에 따라 GM의 발표 시기와 조건은 달라질 수도 있다.

의사결정에 신중한 GM은 그동안 정부와의 물밑접촉을 통해 인수 후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대우차에 49%의 지분을 참여하고, 각종 세제혜택과 부채탕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실

매각협상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대우차 부실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우차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안건회계법인이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2000년 감사 보고서는 대우차의 독자생존 능력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대우차는 18조원이던 부채가 지난해 1년 동안 4조7,000억원이 더 늘어나 총 부채 22조3,270억원이 됐으며 자산은 9조원이나 감소했다.

영업실적도 부진해 지난해 매출 5조7,850억원에 5,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 순손실도 13조7,060억원으로 급증했다. 워크아웃 이후 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이 3조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 지원했지만 대우차의 부실은 더욱 늘어난 셈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지난해 회계감사 보고서는 부도와 법정관리에 따라 그동안 손실로 잡히지 않았던 이자유예분과 매출채권 대손상각이 모두 잡혔기 때문"이라며 "추가로 부실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해외자산 등의 자산평가 감소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이 의뢰한 영화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기업존속가치가 3조7,579억원으로 청산가치 3조6,648억원보다 931억원이나 높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대우차가 대규모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만큼 순조로운 해외매각과 부품 협력업체의 생존을 위해서는 추가자금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상반기에 모두 7,279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며 이미 3월 말까지 4,196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이미 대우차에 12조원을 쏟아 부은 상황이어서 해외 매각에 차질을 빚거나 인수가격이 턱없이 낮을 경우 금융권의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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