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어느 사회에서건 가장 보수적인 집단에 속한다. 국가를 수호하는 업무의 특성상 군대는 좀 가혹하리만치 엄격한 규율과 확고한 정신무장이 요구된다.이 같은 분위기가 군을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만들지 않나 생각된다. 엄격한 규율, 확고한 정신무장이야말로 현대사회에서 강군(强軍)이 갖춰야 할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일 것이다.
우리사회가 6ㆍ15선언으로 마치 통일이 당장이라도 이뤄질 듯한 분위기였을 때도 국방백서는 '우리군의 주적은 북한군'이라고 적시했다.
일부에서 화해무드를 깨는 수구적 발상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다수는 국방백서를 양해했다.
군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주적 개념을 상실한 군대는 오합지졸이나 다름없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혁명가극 '피바다'를 소개한 국방일보 3월22일자는 이 신문의 독자가 장병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다.
이 기사는 "북한은 '피바다'를 항일 투쟁 시기 김 주석이 창작ㆍ지도한 혁명연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주체사상을 구현한 사상적 내용의 철학적 심오성과 폭 넓은 생활 반영으로 혁명적 대작의 참다운 품격을 완벽하게 갖춘 명작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용할 것을 인용해야지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야당의원이 지적한대로 북한의 노동신문과 무엇이 다른가. 군이 군다워야 하듯이 장병이 보는 신문도 병영신문 다워야 한다.
일선 편집진의 실수라고 얼버무리기엔 뒷맛이 개운치 않다. 정부는 게재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이 같은 사상적 해이 현상이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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