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쇄국지향의 日총재경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쇄국지향의 日총재경선

입력
2001.04.20 00:00
0 0

정부의 역사교과서 재수정 요구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다. 차기 총리 자리를 다투는 24일의 자민당 총재 경선에 신경이 온통 쏠려 있기 때문이다.26일 새 내각 출범 이후에나 한일간의 본격적인 대화가 이뤄지겠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4명의 후보가 한결같이 '내향(內向)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어 누가 내각을 이끌든 적절한 대외적 고려를 기대하기 어렵다.

당선이 유력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행정개혁장관, 맹추격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후생성장관,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정조회장, 아소 다로(麻生太郞) 경제ㆍ재정장관이 모두 강성 발언을 다투고 있다. 총리 경험자로서 그나마 지나친 발언을 자제해 온 하시모토 장관조차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다.

발언 내용도 보수 우익의 입버릇 그대로다. "한중 양국의 압력은 내정간섭이다""야스쿠니(靖國)신사 공식 참배를 실현하겠다""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는 당연하다""영주외국인은 지방참정권보다 귀화를 택하면 된다"는 식이다.

물론 지방본부의 예비선거에 강한 영향력을 미칠 보수ㆍ우익단체에 대한 립서비스일 수도 있다.

23일까지 141표의 행방을 가리는 예비선거는 특히 결선투표에서의 파벌간 합종연횡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그래도 총리 장수의 중요한 변수인 외교를 완전히 무시한 내향성 발언에서는 4명 모두가 '확신범'임을 확인하게 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가 문제의 교과서를 두고 지적한 '쇄국의 정신'과도 통한다.

그런 집단 의식이 주변국은 물론 일본 자신에게도 불행을 부른 역사로 보아 안타깝고도 걱정스럽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