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이 장애인 특별전형을 실시하면서 일반 학생과 동일한 수준의 수능 성적 자격기준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서울대는 1월 2002학년도 입시요강을 발표하면서 12월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상위 11%(2등급) 이내'인 장애인 20여명을 정원 외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2001학년도) 장애인 등 수능 특별관리 대상자 중 11% 이내의 성적에 든 수험생은 70여명에 불과, 올해에도 이 기준에 포함되는 장애학생 수는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수능 2등급은 서울대 2학기 수시모집에서 일반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과 똑같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장애학생들의 현실은 무시한 채 교육 불평등 해소라는 '명분'만 얻으려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는 정원 외 장애학생 선발 전형을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올해는 정시모집으로 옮겼다.
이는 지난해의 경우 수능 시험 전에 실시하는 수시모집에서 23명을 1차 합격시켰다가 추후 '수능 성적 상위 5~25%' 기준을 적용시켜 3명만 최종 합격시키는 바람에 "장애학생들의 현실을 무시하고 특별전형의 취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내부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정시모집에서도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수능 자격 기준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응시기회 자체가 사실상 극도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여준민(余俊旻) 간사는 "초ㆍ중ㆍ고교 교육과정에서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장애학생을 위해 특별전형을 실시한다면서 일반 학생과 같은 자격기준을 제시한다면 특히 중증장애인에게는 아예 문호를 닫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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