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존심 표현인가, 아니면 극단적 비행의 개인 고뇌인가."미국 해군 정찰기 EP-3와 충돌, 추락한 중국 전투기 F-8의 조종사 왕웨이(王偉)가 정찰기를 향해 자신의 E-메일 주소를 공개했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17일 공개한 비디오 테이프에 따르면 王은 충돌사건 며칠 전 남중국해를 정찰하던 EP-3기에 근접 비행하면서 자신의 E- 메일 주소인 '.yeah.net'를 적은 A4 용지를 수 차례에 걸쳐 흔들었다.
王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적과의 동침'을 위한 시도인지, 아니면 최고의 중국 조종사로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것인지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王은 비행 순간 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중국 영공이니 물러가라"며 王은 자신의 전투기와 미 정찰기의 날개가 겹칠 정도로 아슬아슬한 비행곡예를 하거나, EP-3기의 앞을 순간 추월하는 바람에 공기 압력으로 양측 비행기가 모두 순간 통제력을 잃어 추락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곤 했다.
이처럼 목숨을 건 작전에서 王은 '생사의 허무'를 느끼며 그 감정을 미군과 공유하려 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미국이 인정하듯 엘리트 코스를 타고 중국 최고의 조종사가 된 '탑건' 王이 자신의 E-메일을 공개할 정도로, 세계의 중심인 중국이 미군을 경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했던 행동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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