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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對北포용정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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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對北포용정책 서둘러야"

입력
200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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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한반도 전문가들은 18일 부시 행정부에 대해 대북 포용정책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페리 전 장관 등은 이날 텍사스 A&M 주립대학에서 '오늘의 북한, 포용인가 대치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반도 학술회의에서 "대북포용정책은 옳은 선택이었으며, 새 행정부는 대북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회의를 주관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만찬 환영사에서 "대북 정책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 정책"이라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다해 한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조연설 및 주제발표 요지

/칼리지 스테이션= 연합

◈ 윌리엄 페리 前미국방장관 "한반도 편화好機… 놓쳐선 안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지난 20년간 안보 위기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경제가 관건이며 평화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다.

좋은 뉴스는 우리가 지금 한국에서 진정한 평화를 달성하고 지역 안보를 이룩할 전례 없는 호기를 맞았다는 것이며, 나쁜 뉴스는 그것이 전혀 보장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새 행정부는 매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 있고 자칫하면 이 호기를 놓칠 수도 있다.

우리는 군사적 결의가 뒷받침된 외교에 의해 북한을 포용할 수 있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다.

포용은 옳은 선택이었으며 지금은 더욱 더 그렇다. 현재로선 한반도의 통일을 당장 달성하기는 어렵고 이를 시도하는 것은 성공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목표들로부터 사람들의 주의를 흩뜨려 놓을 뿐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를 분명히 이해하고 화해에 초점을 맞춰 왔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는 김 대통령의 이러한 노력이 성공을 거두도록 협조를 강화하고 한국의 대북 정책을 지원하며 북한과 다룰 안보 문제의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 순서는 미사일, 생화학ㆍ재래식 무기가 돼야 한다고 본다.

한반도 정책은 부시 행정부로서는 가장 중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몇 년동안 우리의 한반도 정책이 북한이라는 공을 앞으로 몰고가 이제 결승선까지 10㎙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에 남겨진 과제는 터치 다운이다.

늘 그렇듯 마지막 10㎙가 가장 어렵지만 성공한다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가장 큰 위협을 제거했다며 우리 자손들이 감사히 여길 것이다.

◈돈 오버도퍼 前 WP 도쿄 지국장 "부시, 정책선택 오래끌면 손해"

지난 1월초만 해도 한국전쟁 이후 가장 역사적인 남북한 상호 교류의 특별한 성격을 확신할 수 있었고, 북미 교류도 방향 정도는 자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확신은 커녕 한반도에 새로운 위험의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3개월 전에 들어선 새 행정부가 취한 행동은 문제이다. 아마도 부시 행정부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미국의 가장 헌신적이고 중요한 동맹자 가운데 한 사람인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 기간, 그리고 그 직후에 나온 발언들은 그에 대한 모욕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또 부시 행정부는 북한 포용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도 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김 대통령의 국내 입지와 대북 정책이 타격을 받았고 미국이 남북 화해를 방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여론의 비난과 정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급속도로 진전되던 남북 교류마저 속도가 떨어지거나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이게 됐다. 새 행정부가 전 행정부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너무 오래 끌거나 충돌을 일으킨다면 골치 아픈 결과가 나올 것이다.

김 대통령은 북미 관계 개선 없이는 남북 관계의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말해 왔다. 이제 그의 임기가 2년도 남지 않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내년 2월이면 60세가 된다.

한반도의 시계는 계속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

◈ 존 매클러런 CIA 부국장 "北, 화해.대치 병존"

북한의 여건이 포용과 대치의 가능성을 모두 갖추고 있음은 분명하다. 북한은 외부 세계에 반사적으로 적대적인 경우가 있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외부 세계를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두 가능성이 공존하는 것도 당연하다.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한국과 미국을 패배시킬 수 없으나 엄청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북한의 재래식 위협은 장거리 미사일 등 첨단 무기 개발과 경제 및 식량난 때문에 더욱 증폭된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개방 제스처를 어떻게 평가하든 적어도 전술적 유연성만큼은 띠고 있다고 봐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처신, 조명록 차수 미국 파견과 미국 외교관들의 평양 방문 허용, 외국의 원조와 외국인 원조 인력 수용 등이 그 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변화의 강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지도 모르며 예상대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협상의 여지를 잔뜩 확보한 채 여차하면 철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현실적인 면에서 보면 우리가 어느 수준의 포용을 원하든 북한도 미국을 포용하려는 게 틀림 없는 만큼 대북 정책은 미국 외교가 피할 수 없는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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