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명가 해태 타이거스를 광양제철이 인수할 전망이다.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의 한 측근은 18일 "광양제철과 해태의 매각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
광주시가 3만명 수용규모의 구장을 건설해주겠다는 확실한 언질을 주면 매각절차가 신속히 마무리될 것"이라고 확인해주었다.
이상국 KBO사무총장도 "광주시의 구장 신축여부가 관건이다. 새 구장만 지어준다면 광양제철이 인수할 뜻이 있다고 한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구장신축에 800억 정도의 자금이 든다. 재원마련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장신설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모기업 해태제과의 부도로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지원하는 돈으로 근근히 팀을 운영하고 있는 해태는 최근 위성복 조흥은행장이 박용오 총재에게 매각을 의뢰하면서 매각협상이 급진전됐다.
한때 제일제당 인수설이 유력하게 나돌았으나 연고지문제 때문에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일제당측은 해태를 인수하더라도 광주가 아닌 수도권연고를 원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해태인수에 난색을 표명했던 광양제철은 최근 정부실력자의 중재로 구단인수를 적극 검토, 구장신축만 이뤄진다면 프로야구에 참여하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총재의 측근은 전했다.
구단 매각대금은 300억원~400억원선에서 타결될 전망이다. 광양제철은 공기업인 관계로 프로팀을 인수하려면 국회의 동의절차를 밟아야 한다.
해태는 1982년 원년멤버로 프로야구에 참여한후 한국시리즈에서 9번이나 정상에 오르는 등 최강팀으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구단살림이 어려워지면서 선수스카우트에 애로를 겪으며 최근 성적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광주출신의 우수선수들이 많아 2~3년간 집중적인 투자만 이뤄진다면 우승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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