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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 또 파고' 종로는 오늘도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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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 또 파고' 종로는 오늘도 공사중

입력
200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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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관철동에서 시사영어학원을 운영하는 문창호(53)원장은 최근 구청으로부터 공사 안내문을 받고난 뒤 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내달 1일부터 8월까지 학원앞 관철동 6의3~18의11 구간(250㎙)에서 하수도 공사를 한다는 것이 안내문의 내용.

그러나 이 곳은 지난해에도 1년 내내 도로가 파헤쳐져 문원장은 그때마다 수강생이 30% 가량 줄어드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상인 김모(42)씨도 "가게 앞에서 공사를 할 때면 매출이 반으로 준다"며 "상인들에게 공사 안내문은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시민 짜증, 상인 죽을 맛

시도 때도 없는 마구잡이 도로굴착 공사가 시민들을 더욱 짜증나게 하고 있다.

걸어다니기가 힘든 것도 문제지만 상인들은 아예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더군다나 규제완화 차원에서 법 개정이 이뤄진 후 무분별한 도로굴착 등을 제한할 방법도 없어져 서울 거리가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종로구 관철동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중의 하나. 그러나 이곳은 지난해 무려 20차례 이상 도로가 파헤쳤다. 도시가스 관련공사만 해도 지난해 10~11월 가스관로 신설 공사를 비롯, 12차례에 달했다.

여기에 수도사업소의 긴급누수복구공사와 통신케이블 공사 등을 합칠 경우 20건이 훌쩍 넘어선다.

문제는 올해도 똑 같은 공사가 되풀이된다는 것. 내달1일부터 8월까지 하수도개량공사를 비롯, 600여㎙에 달하는 노후 도시가스 배관 교체공사가 상반기중 한달이상 계속될 예정이다. 긴급보수공사 등은 예측하기 힘들지만 통상 1년에 10여차례에 달한다는 것이 구청측의 설명이다.

■규제 수단도 없어

이처럼 도로굴착공사가 판 지 얼마 안된 곳을 다시 파는 식으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관련 기관끼리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1999년 관련 법이 개정된 뒤 마구잡이 도로굴착 등을 제한할 수단이 없어졌기 때문.

종로구 관계자는 "도로굴착 신청이 접수되면 해당 사항을 한전, 통신회사, 도시가스회사, 케이블TV 등 관련 기관에 통보, 함께 공사를 하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기관마다 입장이 달라서 공기를 맞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98년 서울시내 총 도로굴착건수는 5만4,880건에 불과했지만 99년 12만5,383건으로 배이상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8만5,093건을 기록했다.

시 관계자는 "동일한 구간의 공사는 일정기간 제한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공사 등에 대해서는 공사시기와 방법 등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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