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진행된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황은 금리에 관한 한 보통사람들에게 '인식'과 '실질'간의 착시 현상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일례로 과거 고금리 시대의 관성에 젖은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은행 대출 금리가 10% 정도라면 별로 높은 이자라고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은행 예금 금리가 연 5% 대이고, 3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7.76%(16일 현재)라는 사실을 기준으로 따져보자.
현재 연리 10%짜리 은행 대출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금을 쓰는 동안은 가만히 앉아서 예금 금리를 기준으로 할 때는 연 5%를, 회사채 금리를 기준으로 할 때는 연 2.24%의 자산 손실을 당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대출을 잘 못 이용할 경우 자칫 과거 고금리 시절 때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율의 자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마이너스 금리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대출 재테크의 요령을 알아본다.
■대출 바꿔타기
그동안 11%를 넘는 고금리 대출 자금을 써온 사람이라면 손익을 따져 새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 대출을 일으켜 타 은행에서 이미 받은 고금리 대출금을 갚도록 구성된 '리파이낸스'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또 기존 대출금을 상환할 자금을 일시 융통할 수 있다면 아예 기존 대출을 끄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금리 7%대인 각 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형 대출 등 저금리 신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리파이낸스'대출을 이용할 경우 몇가지 따져볼 점이 있다. 우선 대출은행을 옮김에 따라 추가 발생하는 비용과 대출금리 인하로 절감되는 대출이자의 차액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또 신규대출 조건을 이전 대출 조건과 비교해 불리한 점은 없는 지 확인한다.
CD연동형의 경우 당장 금리는 낮지만, 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언제라도 대출금리가 상승할 수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기 전 대출금을 갚을 때 고객에게 불리한 '조기상환 수수료'등의 조건이 있는 지의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온라인 창구 이용
중ㆍ장기 목돈 대출이 아닌 경우 각 은행 인터넷 대출창구를 이용하면 의외의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다. 권모(38ㆍ대기업근무)씨의 경우 그동안 J은행에서 1,000만원 한도 마이너스대출을 연리 13.5%로 쓰고 있었다.
그러나 기존 대출을 끄고 최근 인터넷 창구를 이용하자 개인 신용도 상승과 함께 대출금리를 연 10%대로 낮출 수 있었다.
권씨의 경우는 인터넷 창구를 이용하면서 개인신용도까지 높아진 케이스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소액 무담보 신용대출은 각 은행 온라인 창구를 이용하면 0.5% 정도의 추가 금리인하 혜택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용도 관리
요즘은 대부분 대출 금리가 개인 신용도에 따라 좌우되므로 자신의 신용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도 중요한 재테크다. 개인 신용도를 높이는 첩경은 금융회사를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봉급생활자라면 급여 이체계좌, 신용카드, 예금계좌 등을 주거래 은행을 정해 한 은행에 집중시키는 것이 좋다.
또 지급결제 땐 가급적 신용카드를 이용해 실적을 최대한 높이고, 불필요한 할부구매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도 신용도 관리에 필요한 대목이다. 연체실적은 신용도에 치명적이다. 이밖에 인터넷 창구 이용실적, 환전실적, 송ㆍ수금 실적 등도 신용평가 항목에 들어간다.
■상대적 저금리를 찾아라
단기 소액자금이 급히 아쉬울 때가 의외로 많다. 이럴 때일수록 당장 손이 가는대로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긁지 말고, 차분하게 상대적 저금리 대출 상품을 찾아보자.
보험사들이 시판하고 있는 신용대출 상품들은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원천증명서 등과 보험사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의 평가를 기준으로 상대적 저금리로 무보증 신속대출이 가능한 상품들이다. 보험사별로 2,500만~5,000만원 한도로 운영되고 있다.
은행권 외의 금융회사 중에서는 대출금리가 보험사-캐피탈회사-신용카드사 순으로 낮다는 점을 상기하자.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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