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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일때 뭉치면 손해" 기업 분가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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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일때 뭉치면 손해" 기업 분가바람

입력
200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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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땐 과감하게 딴 살림을 차려라."막바지 구조조정에 돌입한 기업들이 자본유치와 핵심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사업부문 분할 및 분사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스핀 오프(Spin off)'로 불리는 몸집 줄이기는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불황때 기업들이 선택하는 전략중의 하나다.

LG는 이달 초 LG화학에서 분할된 지주회사 겸 존속법인 ㈜LGCI와 석유화학부문 ㈜LG화학, 생활건강부문 ㈜LG생활건강 등 3개사의 경영진을 새로 구성하고 독자경영체제에 들어갔으며 오는 27일 3개사를 재상장할 예정이다.

LGCI는 생명과학 등 전략 신사업 위주의 투자전문 기업으로 발전하게 되며 LG화학은 석유화학ㆍ산업재 부문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올해 작년보다 14% 늘어난 4조8,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LG생활건강은 최근 식품첨가제인 당알콜 사업부문을 프랑스 로케트사에 매각, 외자를 유치했다.

데이콤도 텔레센터를 다음달 분사한 후 일본 콜센터 전문회사인 트랜스코스모스(TCI)로부터 68억원의 외자를 유치해 국내 최대규모의 텔레마케팅 전문회사인 ㈜한국고객서비스센터를 설립한다. 이 회사는 일본 TCI가 지분 45.3%, 데이콤이 47.1%를 보유하고 나머지는 종업원들에게 배정된다.

㈜한화는 이달초 화학, 무역, 건설, 정보통신, 정보 등 5개 사업부문 가운데 정보부문을 분사해 한화에스앤씨㈜를 설립했다. 한화는 자본금 30억원으로 출범한 한화에스앤씨를 삼성 SDS나 LG EDS와 같은 전문 시스템통합업체(SI)로 육성하기 위해 상반기 안에 100억원의 외국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쌍용중공업도 최근 사업구조 개편 방안의 하나로 소재사업 부분을 분할, 자본금 50억원으로 6월 중순께 한국소재산업㈜를 설립하기로 했다.

쌍용은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유치, 주력 사업인 방위산업과 선박용 엔진사업을 활성화하고, 발전설비 사업과 환경설비사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사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은 7월1일 철강전문 기업인 세아제강과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로 기업을 분할키로 했다. 세아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투자자산의 효율을 높이고 사업다각화를 담당하게 되며 세아제강은 본업인 제조업에 주력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제조와 투자부문에 혼재돼 있던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기업 분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경련 김석중 상무는 "기업 분할은 그동안 혼재됐던 사업부문간 경계를 분명히 하고, 핵심 사업역량 강화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방향으로 변하고자하는 움직임"이라며 "비효율적인 부문을 털어내면서 고용은 그대로 유지하고 외자도 유치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계열회사 늘리기로 오해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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