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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대사 귀임논란의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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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대사 귀임논란의 허구

입력
200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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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관련, 정무 협의차 일시 귀국했던 최상용 주일대사가 오늘 중 귀임한다고 한다.최 대사의 귀국이 단교나 선전포고 직전에 단행하는 '소환'이 아니라 '정무 협의차'였기에 협의가 끝나면 귀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최 대사의 귀임 시기가 정치적 논란거리가 되는 것은 교과서 왜곡이라는 사안이 갖는 폭발성 때문이다.

17일 열린 국회 통일 외교 통상위원회에서 최 대사의 귀임 시기를 둘러싼 공방은 사안의 민감성을 대변하고 있다.

정부가 최 대사의 귀임 시기를 이번 주 내라고 밝히자 많은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 의원들은 "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해 아무런 진전도 없이 빨리 돌아가게 되면 일본측 입장을 확인시켜 줄 뿐"이라고 했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우리언론이 최 대사의 귀국을 '소환'이라고 해도 일본 언론들은 하나같이 '국내여론 무마용'일시 귀국이라 평가 절하했다.

그런데도 최 대사가 '빈 손 귀임'하면 일본측의 예단을 인정하는 격이 된다는 것이 의원들의 입장이다. 적어도 최 대사의 귀국은 일본의 새 내각이 구성되는 26일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지 않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최 대사 귀임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협의가 끝나고 민족적 분노를 확인한 이상 하루라도 빨리 귀임해 시정작업을 현장 지휘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미 최 대사는 귀국후 국무총리 외통부 장관에게 보고를 마쳤고 국회에도 두 차례나 출석하는 등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6일 우리 창작 오페라 '황진이'토쿄(東京)공연을 참관한 아키히토(明仁) 일왕 내외 영접을 최 대사가 하지 못함으로써 양국관계의 심각성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

더 붙잡아 두어야 할 실익이 없다면 하루라도 일찍 귀임토록 하는 것이 국익에 더 이롭다. 감정적 접근이야말로 외교가 피해야 할 최악의 선택이기에 그렇다.

지금 일본은 다음 총리인 자민당 총재선출을 놓고 치열한 접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후보간의 우익화 경쟁은 일본이 과연 이성을 가진 국가인가를 되묻게 한다. 이런 중요 시기에 대사가 장기간 자리를 비울 수는 없다.

향후 일본 정국동향을 보고해야 하는 등 업무가 많을 줄 안다. 다만 서두르는 듯한 귀임 조치가 초동단계에서 보인 주일대사관측의 무기력한 대응까지 불문에 부치는 것이 아님을 최 대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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