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林東源) 통일부 장관이 18일 취임인사를 위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찾아왔다가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집중 추궁을 당하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 총재실로 찾아온 임 장관에게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일을 맡았다"고 예를 표한 뒤 곧바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언제쯤 오느냐"고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대개 신임 장관이 예방했을 때에는 간단한 인사말만 기자들에게 공개한 뒤 구체적 현안숙의는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관례.
임 장관이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넘어가려 하자 이 총재는 다시 "북한이 최근 한반도 긴장완화의 전제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는데,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온들 무슨 소용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따졌다.
이에 임 장관은 "부시행정부가 재래식 무기감축을 요구하자 북한이 선전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답했지만,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에 대해 국민이 의구심을 품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는 질책이 이어졌다.
10여 분간에 걸친 '공개추궁'이 끝난 후 비공개 면담에 들어갔으나 이 자리에서도 이 총재는 금강산 관광사업, 대북비료지원 등의 문제점을 꼬치꼬치 따져 물어 임 장관이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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